제목 | [신약] 공관복음 여행: 마르코 복음서는 어떤 책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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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11-11 | 조회수4,080 | 추천수1 | |
공관복음 여행 (6) 마르코 복음서는 어떤 책인가?
이 복음서는 신약성경 맨 앞자리에 배치된 네 권의 복음서 가운데 두 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때는 그 가치와 중요성에서도 두 번째로, 곧 다른 복음서들보다 뒤처지는 복음서로 취급받기도 했다. 다른 복음서들보다 비논리적이고 예수님과 제자들에 대한 묘사에서도 거칠고 투박한 면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서 많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편견이 사라지고, 오히려 이 책이 첫 번째로 기록된 복음서로서 다른 복음서의 형성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신학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되었다.
복음사가 마르코 : 교회 전통에서 이 복음서는 사도 12,12에 등장하는 ‘요한이라고도 불리는 마르코’에 의해 로마에서 70년경에 기록되었다고 추정한다. 마르코는 본래 예루살렘에 살던 신심 깊은 유다인이었는데,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는 베드로 사도의 통역관으로 봉사하면서 사도에게 전해들은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하여 오늘날과 같은 복음서를 남겨 주었다.
독자와 저술 목적 : 마르코는 이방인들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세상 만물의 주님이신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오신 메시아이심을 선포하고자 복음서를 기록했다.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버림받고 로마 군사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지만, 그러한 배신과 죽음이 오히려 모든 민족을 위한 희생과 속죄였음을 가르쳐주었다. 따라서 이제는 누구나 백인대장처럼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믿음으로써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주요 가르침 : 복음서의 제목 격으로 기록된 1,1의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이라는 표현은 저자가 이 책에서 무엇을 전해주고자 하는지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곧, 저자는 특별히 역사 안에서 빌라도에게 십자가형을 언도 받고 죽은 나자렛 사람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르코는 “역사적 인물 나자렛 사람 예수가 왜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신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메시아의 비밀’이라는 주제를 사용하여 그리스도론을 전개했다. 곧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분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시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처럼 비밀에 쌓여 있었지만, 차츰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그리고 마침내는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당시 사람들이 기대하던 메시아의 모습과 예수님의 모습이 너무 달랐다. 많은 이가 예수님께 현세적인 축복을 기대했고, 제자들까지 예수님이 왕좌에 오르실 때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9,34; 10,37-41).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이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많은 이의 몸값으로 당신 목숨을 바치러 왔다고 선언하셨다(10,45). 이러한 예수님의 사명은 인류의 죄를 대신한 십자가의 수난을 통해 실현되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을 체험한 후에야 비로소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이해하고 그분께 믿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본 후에야 비로소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고 고백한 것을 보면, 예수님의 정체가 수난과 죽음을 통해서만 명확하게 밝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세상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도 당신처럼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섬김의 삶을 살라고 초대하셨다(8,34; 10,43).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섬김 없는 영광,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예수님처럼 자신을 낮추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
[2013년 2월 3일 연중 제4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전주가톨릭신학원 성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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