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공관복음 여행: 루카 복음서는 어떤 책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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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11-11 | 조회수4,230 | 추천수1 | |
공관복음 여행 (9) 루카 복음서는 어떤 책인가?
신약성경에서 세 번째 자리에 위치한 루카 복음서는 저자가 직접 저술 목적을 소개한 유일한 복음서다(1,1-4). 저자는 테오필로스라는 사람이 예수님에 대해 배운 것들이 진실임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이 복음서를 집필했다고 말한다(1,4). 저자는 이 복음서뿐 아니라 사도행전도 기록했는데, 이 두 작품을 통해 세상 모든 민족에게 예수님이 실현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복음사가 루카는 바오로의 동료로서 의사였다고 한다(콜로 4,14. 참조). 그러나 이 복음서와 사도행전에서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루카’라고 밝히거나 바오로의 동료였다고 소개한 적은 없다. 또한 바오로의 동료였던 루카가 이 복음서를 기록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 일반적으로는 저자가 사용한 그리스어가 수려하고 절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그는 그리스 문화권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은 이방인 출신의 어느 그리스도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저술 목적은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1,1-4), 예비신자들이나 이미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미 배운 말씀들이 확실하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도록’(1,4) 도와주는 데 있다. 또한 예수님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실현시키는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참고로 ‘이미 배운 말씀들’(예를 들자면 마르코 복음서)을 예비자 교리서에 비유한다면, 루카 복음서는 재교육과 심화교육을 위한 교리서에 비유할 수 있다.
주요 가르침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을 모든 민족의 구세주로, 특히 그중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원하러 오신 사랑의 주님으로 선포하는 데 있다.
예수님은 공생활 시작과 함께 나자렛 회당에서 설교하시면서 당신이 받은 사명 수행의 일차적인 대상이 소외된 이들이라고 증언하셨다(4,18-19 참조). 또한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19,10)라는 예수님 자신의 증언에서 확인되듯이, 루카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관심(하느님의 사랑)은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가난한 이들, 병자들, 죄인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소외된 이들의 범주에는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이방민족들도 포함된다. 하느님과의 계약 관계에서 제외되었다고 멸시받던 사마리아인도 하느님 사랑의 대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예수님의 족보(3,23-38)에서도, 마태오 복음사가가 아브라함에서부터 기록한 것에 반해, 루카 복음사가는 아담에서부터 시작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전 인류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소개한다.
예수님은 종교와 사회에서 단절된 사람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보이신다. 예수님은 이들의 집에 머물며 함께 식사를 나누기도 하시고(5,27-29; 19,1-10) 이들이 당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지도 않으신다(7,36-50). 그들이 하느님과 단절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회개에로 초대하시고, 용서의 선물을 베풂으로써 구원받게 하시기 위해서다(7,47-50; 9,10).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예수님은 나인에서 외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어떤 과부에게‘연민’을 느끼시고(7,12) 그의 죽은 아들을 살리신 다음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7,15). 겟세마니 동산에서 붙잡히실 때, 어떤 제자가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리는 것을 보시고 그를 말리면서 다친 사람의 귀를 고쳐주셨다(22,51). 또한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23,34) 하고 청원하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고통스럽고 치욕적인 수난과 죽음 앞에서도 그리스도의 권위와 존엄함을 전혀 잃지 않았으며 구세주로서의 사랑을 충만히 간직하신 분이다.
[2013년 5월 19일 성령 강림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전주가톨릭신학원 성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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