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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9: 이스라엘의 절기 - 유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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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5 조회수4,987 추천수1

[복음 이야기] (9) 이스라엘의 절기 - 유다력


하느님 자비 빌고 관용 드러내는 '축제'



이스라엘의 한 해 절기는 가톨릭교회의 전례력처럼 율법으로 정해진 축제일을 지키는 '유다 종교력'에 따라 규정됐다. 유다인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구실을 한 이 축제들은 파종제와 추수제 등과 같은 계절적 풍속에 구세사의 위대한 사건을 기념하는 종교적 축제를 연계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유다인의 축제 대부분은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자비를 비는 '회개'의 성격이 강한 것이 다른 민족의 여느 축제와 다른 점이다. 이는 '살아 계신 하느님과의 만남'(탈출 19,17)이라는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호소이다.


유다인의 축제는 종교력에 따라 대축제와 소축제로 구분된다. 대축제는 가장 중요한 축제로 △ 과월절(파스카, 무교절, 유월절) △ 오순절(추수절, 주간절) △ 초막절(장막절)이 있다. 신명기 16장 16-17절에 따르면 유다인 가운데 모든 남자는 해마다 세 번씩, 곧 무교절과 주간절과 초막절에 주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곳(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하느님께 예물을 바쳐야 한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이 대축제를 '순례축제'라 불렀다.

소축제는 역사적 사건이나 관습에 기원을 둔 기념일로 초여름 양털을 깎는 행사(창세 31,19; 38,12)와 아다르 달(2월 중순~3월 중순) 14~15일 이틀간 유다인 왕비 에스테르가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를 움직여 유다인의 원수를 제거하고 동족을 구한 사건을 기념해 지내는 '푸림절'(에스 9,17-32) 등이 있다. 또 마카베오 형제들이 예루살렘을 탈환해 성전을 봉헌한 것을 기념해 키슬레우 달(11월 중순~12월 중순) 25일부터 8일 동안 지낸 '제단 봉헌 축일(하누카)'(1마카 4,36-59)이 있다. 마카베오 형제들이 니카노르 장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한 아다르 달 13일은 '승전 기념일'(1마카 7,49)로 지냈다.

이외에 유다인은 율법에 따라 '정한 때'라 불리는 안식일과 관련된 축제를 지냈다. 이 공식 축제는 △ 안식일(탈출 16,23) △ 매달 초하룻날(민수 28,11) △ 첫째 달 초하룻날(탈출 40,2-16) △ 칠월 초하룻날(레위 23,24-25) △ 안식년(레위 25,1-7) △ 희년(레위 25,8-22) 등이 그것이다.

유다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숫자 '7'과 연관된 이 축제들은 하느님의 무한한 관용과 자비를 드러내는 축제로 종교적, 사회적, 인도적, 경제적 사면이 시행됐다. 율법은 안식년에 유다인 노예들, 특히 부채 때문에 팔려온 사람들을 해방시킬 것을 명했다. 동시에 이 해에는 모든 부채도 면제됐다. 또한 이 해에는 토지도 한 해 동안 완전히 휴식을 줘야 했다. 안식년을 일곱 번 보내고 난 50년째인 희년에는 모든 노예는 예외 없이 해방됐다. 또한 가난한 사람이 부채를 갚기 위해 부자에게 팔았던 토지는 율법이 엄격하게 정한 가격으로 반환됐다.

유다인은 또 율법에 따라 '금식일'을 정해 지켰다. '정한 때'에 지내는 금식일은 재앙을 막기 위해 회개와 속죄의 뜻으로 금식하는 티쉬리 달(9월 중순~10월 중순) 10일의 '속죄일'(욤 키푸르, 레위 16장, 민수 29,7-11)이 있다. 또 관습에 따라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불타 파괴된 것(2열왕 25,9; 예레 52,12-13)을 애도해 다섯째 달(7월 중순~8월 중순) 7일을 금식일로 지키고 있다.

유다인은 달 이름을 두고 3가지 체계를 따랐다. 첫째 가나안식 달 이름으로 바빌론 유배 이전까지 사용했다. 구약성경은 그 가운데 과월절과 관련된 '아빕 달'(탈출 13,4; 탈출 23,15; 신명 16,1)과 솔로몬 성전 봉헌과 연관된 '지우 달'(1열왕 6,1),'에타님 달'(1열왕 8,2),'불 달'(1열왕 6,38)'을 전하고 있다. 이 네 달 이름 뜻은 모두 농사 절기와 관련되는데 봄의 첫 달 아빕은 '푸른 밀 싹'을, 지우는 봄의 화려한 색을 가리키는 '찬란함' 또는 '밝음'을, 가을의 에타님은 '흐르는 개울'을, 불은 '소출' 또는 '가축'을 뜻한다.

하지만 가나안식 달 이름은 왕정시대 초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첫째 달, 둘째 달 등 숫자로 달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숫자로 달 이름을 부르는 방식은 바빌론 유배 이후에도 상당히 늦은 시기까지 사용됐고, 구약성경은 이 체계를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다. 숫자 달 이름은 춘분을 기점으로 정한다. 구약 성경은 가나안식 네 달이 어느 달인지 숫자로 밝히는데 아빕은 '첫째 달'(춘분이 낀 달), 지우는 '둘째 달'(춘분 다음 달), 에타님은 '일곱째 달'(추분이 낀 달), 불은 '여덟째 달'(추분 다음 달)이다.

마지막 달 이름은 바빌론식으로 바빌론 유배 이후 이 체계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랍비 시대에 와서 완전히 정착됐다. 바빌론식 달 이름은 △ 니산 △ 이야르 △ 시반 △ 탐무즈 △ 압 △ 엘룰 △ 티쉬리 △ 마르케쉬반 △ 키슬레우 △ 테벳 △ 스밧 △ 아다르 순이다.

[평화신문, 2014년 3월 16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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