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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14: 이스라엘 도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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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0 조회수4,355 추천수1

[복음 이야기] (14) 이스라엘 도량형


짧은 길이는 인체 일부분을 표준으로 측정



성경 속 유다인이 사용한 도량형은 대단히 복잡하다. 길이와 부피의 단위가 지방에 따라 달랐다. 또 전통 이스라엘 도량형에 바빌론 유배 후 도입된 바빌로니아 계량법과 알렉산더와 로마의 지배로 헬라와 로마식 도량형이 혼용됐다.

유다인들은 헬라(그리스)와 로마인처럼 비교적 짧은 길이를 재는 데는 인체 일부분을 표준으로 삼았다. 길이의 기본 단위인 '암마'(한 자, 창세 6,15; 탈출 25,10)는 팔꿈치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 길이로 통상 46~54㎝ 정도였다. 1암마는 '2제레스'(두 뼘)로, 1제레스는 잔뜩 벌린 손의 엄지손가락 끝에서 새끼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평균 약 23㎝이다. 그리고 1제레스는 '3토파'(tofah)로, 1토파는 네 손가락 너비 즉 네 손가락을 합친 것(예레 52,21)을 가리켰다. 또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상을 만들 때 사용된 '손바닥 너비'(탈출 25,25)는 약 7.5㎝이다.

긴 길이를 잴 땐 유다인들은 일상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방법,즉 '화살 한바탕 거리'(화살 사정거리, 창세 21,16)나 '하룻길'(민수 11,31; 1열왕 19,4; 루카 2,44), '안식일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사도 1,12, 약 1㎞)로 단위를 계산했다. 긴 길이를 잴 때 기준이 되는 '한 걸음'(2사무 6,13; 마태 5,41)은 약 90㎝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팔레스티나 점령 후 '스타디온'(루카 24,13; 요한 6,19. 11,18; 사도 14,20 등)이란 길이 단위가 도입됐다. 1스타디온은 600보 정도로 400암마 약 185m이다. 랍비들은 '안식일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6스타디온'이라 규정했다. 또 로마인들의 상용단위인 '밀레'도 예수 시대 때 사용됐는데 1밀레는 1000걸음 약 1478m였다.

물 깊이를 재는 데는 주로 '오르귀아'(한 길, 약 1.85m) 단위를 사용했다. 사도행전 27장 28절에는 로마로 압송 중이던 바오로 사도가 탄 배의 선원이 물의 깊이를 재는데 '스무 길''열다섯 길'이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헬라어 본문에는 '20오르귀아' '15오르귀아'로 나온다.

면적을 재는 방법은 오늘날 우리가 '평방미터'(㎡), '평방 킬로미터'(㎢)를 말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쟀다. 작은 면적을 재는 데는 '까네'(에제 40,3)라는 측량 장대를 사용했다. 까네는 3m보다 좀 더 길었으므로 잰 단위 면적은 약 10㎡이다.

이보다 넓은 면적을 측량할 때는 '아마 줄'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일반적으로 토지를 말할 때 '측량줄'(시편 15,6)이라고 했다. 보통 농부들이 토지 면적을 말할 때 두 마리의 황소가 하루에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을 단위로 썼다.

예수님 시대에는 밀이나 보리의 양을 재기 위해 토기나 나무 그릇 등을 사용했다. 사진은 도량형으로 사용했던 토기들. 리길재 기자


고대 유다인들은 고체와 액체의 용량을 재는 방법은 전혀 몰랐다. 제일 흔히 쓰는 계량 단위는 복음서에서 '함지'(「공동번역」은 '됫박'. 마태 5,15; 마르 4,21)라 번역되고 있는 단위다. 이는 헬라인과 로마인이 사용한 '모디오스'를 말하며, 1모디오스는 약 8.65리터다. '세스테스'는 1모디오스의 6분의 1로 1세스테스는 약 1.4리터다. 또 '섹스타리온'은 우리 말 '되'를 뜻하며, 1섹스타리온은 약 1.1리터다. 또 예수님 시대에는 밀이나 보리의 양을 재기 위해 토기나 나무 그릇, 놋그릇 등을 사용했는데 이를 '세아'라 불렀다. 1세아는 13리터가 넘었다. 카나의 혼인 잔치 때 예수께서 첫 기적을 행하실 때 독 크기는 '두세 동이'였다(요한 2,6). '동이'는 헬라인들이 사용한 '메트레타스'로, 1메트레타스는 약 400리터다. 로마인이 사용한 1 우르네(urnae)는 130리터다.

예수님 시대엔 중량 단위도 유다인과 이방인의 것이 혼용됐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바르기 위해 향유 한 리트라를(요한 12,3), 니코데모가 예수님의 시신에 바르기 위해 향유 100리트라(요한 19,39)를 가져왔다. 이 '리트라'(라틴어 '리브라')는 로마인이 사용한 단위로 1리트라는 약 327.5g 또는 327.5리터다.

성경에는 '탈렌트'(탈출 25,39; 마태 18,24; 묵시 16,25), '미나'(1열왕 10,17; 느헤 7,70; 루카 19,11), '세켈'(창세 23,15; 탈출 30,13) 등이 자주 나온다. 이것들은 바빌로니아 단위로 1탈렌트(약 34㎏)는 60미나(약 570g)고, 1미나는 60세켈(11.4g)이다. 1미나는 4~5리트라와 비례했다. 예수님 시대 때 '탈렌트'는 중량 단위로 사용하지 않고 은이나 금의 액수를 계산하는 데 사용했다.

유다인들은 동물 모양을 나타내는 것은 율법으로 금했기에 무게를 다는 저울추(잠언 16,11)는 단단한 돌이나 청동, 납덩어리로 사용했다. 이 추에는 검인이 찍혀 있었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0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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