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산책: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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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10-13 | 조회수2,969 | 추천수1 | |
[성경산책 신약]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교회와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
에페소서에는 저자가 바오로라고 명기되어 있고 감옥에 갇혀있는 상태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에페소서는 전통적으로 바오로 친서이며, 필리피서, 콜로새서 그리고 필레몬서와 함께 옥중서간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 에페소서의 어휘나 문체 그리고 신학적 내용이 바오로 사도 고유의 것과 다르며, 필자와 공동체 사이의 관계도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바오로 사도가 직접 저술하지 않은 제2바오로 서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에페소서의 특징 중 하나는 콜로새서와의 관계입니다. 에페소서와 콜로새서는 구성과 주제가 유사할뿐더러 때로 말마디까지 일치합니다. 따라서 같은 저자가 시간 간격을 두고 두 개의 편지를 썼거나, 에페소서의 필자가 콜로새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교회 상황에 맞게 발전시켰을 것입니다.
이 같은 면을 볼 때 에페소서는 바오로 사도를 존경하며 그의 사상을 잘 알고 있었던 후대의 어떤 제자가 콜로새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자신의 교회가 처해있던 상황에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친서가 아니라고 해서 이 서간의 고귀한 가치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며, 성경으로서의 권위가 약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에페소서는 계시되고 실현된 하느님 계획의 교회적 차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영원으로부터 구원받은 이들의 공동체를 구상하셨습니다. 이 교회에 대한 계획은 좀 더 넓은 하느님의 계획, 곧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 총괄하시려는 계획”(에페 1,10 참조) 과 관련되어 있는데, 교회는 이 하느님 계획의 신비가 계시되는 장소입니다.
저자는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그분만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으며, 그분으로부터 천상과 지상의 모든 권세가 힘을 얻는다고 고백합니다. 바로 이 하느님을 향해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에페 3,21 참조) 모든 그리스도인이 겸손하게 그리고 기쁘게 영광송을 바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자신의 울타리 안에 그리스도를 가둘 수는 없습니다. 세상 전체가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주가 아니라 교회만이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교회만이 그리스도의 충만, 곧 그분의 현존, 은총 그리고 선물로 충만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에페소 교회는 종교적 체험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교회의 구성원 모두가 그리스도께서 몸으로 실현하신 일치와 평화를 보존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저자는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의 특별한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교회는 이스라엘만의 것도 이방인들만의 것도 아닌 새로운 유형으로서 ‘그리스도의 몸’인 ‘새 인간’을 이루고 있기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묵은 인간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2014년 10월 12일 연중 제28주일 서울주보 4면, 이성근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울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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