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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리] 성경의 세계: 가나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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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16 조회수4,871 추천수1

[성경의 세계] 가나안 땅

 

 

가나안(Canaan)의 어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지역 특산품인 ‘자줏빛 염료’를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고대 사회에서 자주색 물감은 순금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다. 당연히 자색 옷은 부유층의 상징이기도 했다. 지역 토속 언어로 자색 물감을 ‘키나후’라 했는데 이 단어에서 가나안이 나왔다고 한다. 

 

히브리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오기 전에는 아모리 족이 살았다. 그들은 아랍 족의 원형으로 난폭한 유목민들이었다. 이스라엘은 이들과 수없이 부딪쳤고 다윗 임금 때 정복한다(BC 10세기). 하지만 아모리 족 갈래인 필리스티아인까지 모두 몰아낸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지중해 연안에 도시국가 연합체를 형성하며 끝까지 저항했다. 그들의 후손이 지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히브리인은 이들을 펠레쉐즈(Pelescheth)라 했고 여기서 블레셋이란 단어가 나왔다. 따라서 필리스티아인과 블레셋은 같은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바다를 무대로 활동하던 민족이었다. 본거지는 그리스 반도 아래에 있는 크레타 섬이다. 이스라엘은 캅돌(Capthor)이라 불렀다. 

 

블레셋은 먼저 이집트에 정착할 목적으로 이집트 쪽 상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를 지배하던 람세스 3세와의 전투에서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그들은 가나안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그 무렵 이스라엘도 사막의 방황을 끝내고 가나안 정복을 착수한 시기였다. 두 민족은 자연스럽게 부딪치게 된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적 출발점이다. 가나안은 때로 현재의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전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요르단 강 서쪽만 뜻하기도 한다. 팔레스타인의 뜻은 필리스티아인이 사는 땅이란 뜻이다. 로마인이 만든 용어다. 

 

이스라엘은 기원전 1200년을 전후해 가나안 지역에 정착했다.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약속의 땅’이다. 하느님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창세기 기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원주민들은 가나안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속임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나안에는 많은 종교가 있었고 여러 신이 섬김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신은 ‘엘과 바알’이다. 엘은 목축의 신이고 바알은 농경의 신이다. 하늘의 비와 풍요는 바알이 관장한다고 믿었다. 그밖에 중요한 신으로는 엘의 아내인 아세라와 다산과 아름다움을 주관하는 여신 아스타롯이 있다. 

 

[2015년 6월 14일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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