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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리] 성경 속 도시76: 켕크레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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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16 조회수3,683 추천수1

[성경 속 도시] (76) 켕크레애


바오로 사도와 협조자 포이베의 열정 배어



- 켕크레애 항구 유적지.


아테네에서 코린토로 순례를 하면 대개 버스를 타고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옛 코린토에 도착한다. 순례자들이 많은 시기에는 코린토 유적지 안에 있는 박물관에 줄을 서서 입장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순례자들은 코린토를 향하다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켕크레애를 들러 시간을 잠시 보내기도 한다.


켕크레애는 코린토에서 약 11km 동남쪽에 위치한 항구였다. 오늘날 ‘케크리아이스’라고 부르는 현대 마을은 옛 켕크레애의 유적지 인근에 있다.

이 항구의 이름은 신화에 나오는 포세이돈과 페이레네의 아들인 켄크레아스가 이 도시를 건설한 데서 유래됐다. 항구가 있는 쪽에 그리스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전이 있었고 그 반대쪽에는 아스클레피오스와 이시스의 성소가 있었으며 바다로 돌출해 나와 있는 방파제 위에는 청동으로 만든 포세이돈 신상이 있었다. 바닥은 옛 항구 건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옛 유적지에는 교회 잔해 일부만 바다에 잠긴 채 조금 남아 있다.

바오로 사도 당시 이곳은 대도시인 코린토를 지원하는 두 항구 도시 중 하나로 아시아 무역을 담당했다. 당시 코린토에는 2개 항구가 있었다. 로마로 향하는 이들은 북쪽 항구에서 승선했고 남쪽 항구인 켕크레애에서 승선하면 소아시아와 예루살렘 방향인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갈 수 있었다. 이 지역은 풍광이 아주 좋은 곳에 있다.

켕크레애는 성경에서 바오로 사도가 서원의 의미로 머리를 깎은 장소로 유명하다. “바오로는 한동안 그곳에 더 머물렀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와 함께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갔다. 바오로는 서원한 일이 있었으므로, 떠나기 전에 켕크레애에서 머리를 깎았다”(사도 18,18).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에 머무르는 동안에 켕크레애에 교회를 세웠다. 이 지역 사람인 포이베가 교회의 설립에 큰 도움이 됐다. 전도 여행 때 바오로 사도도 켕크레애 항을 지나면서 포이베의 집에서 여러 날을 체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 그는 포이베의 헌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포이베는 교회 신자들도 적극적으로 돌보고 있었다. 포이베는 복잡한 켕크레애 항구를 통과하는 많은 그리스도인 여행자와 바오로 사도의 보호자였다. “성도들의 품위에 맞게 그를 주님 안에서 맞아들이고, 그가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 무슨 일이든 도와주십시오. 사실 그는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의 후원자였습니다”(로마 16,2).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에서 약 3개월간을 머무르면서 자신이 꿈에 그리던 로마 교회 신자들을 향해 편지를 썼다. 이 편지에서 바오로 사도는 한 여성을 특별히 지적하며 그녀를 로마 교회에 천거하게 된다. 바오로 사도가 천거한 그녀가 바로 캥크레애 교회의 봉사자였던 포이베였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그녀의 신심을 믿고 그녀의 손에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을 들려 로마 교회에 보냈다고 전해진다. “우리의 자매이며 켕크레애 교회의 일꾼이기도 한 포이베를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로마 16,1).

켕크레애의 항구 모습은 비록 바닷물에 잠겨 찾아볼 수 없지만 지금도 바오로 사도와 포이베의 사목 열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평화신문, 2016년 1월 16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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