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의 세계: 헤로데 성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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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2-10 | 조회수4,920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헤롯 성전
예루살렘은 해발 700미터가 넘는 산위의 도시다. 제1성전은 북쪽 모리야(Moriah) 땅에 있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다(창세 22,2). 다윗이 여부스 사람에게서 매입했고(2역대 3,1)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다(BC 960년). 하지만 370년이 지난 뒤 바빌론 침공으로 폐허가 되고 만다. 이후 포로지에서 돌아온 이들이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성전을 지었다. 즈루빠벨 성전으로 500년간 존속했다. 기원전 20년경 헤롯 임금은 이 즈루빠벨 성전을 화려하게 리모델링한다. 역사에서 말하는 제3성전으로 헤롯 성전이다.
헤롯은 유대인이 아니었다. 로마 세력을 업고 왕이 된 이방인이었다. 유대인들은 거리를 두고 껄끄럽게 대했다. 관계 개선을 위해 작심하고 선택한 것이 성전 확장이다. 헤롯은 먼저 성전이 있는 땅을 넓혔다. 사방에 20m 달하는 축대를 쌓고 4만 평 가까운 평지로 만들었다. 지성소를 고칠 때는 제관들을 훈련시켜 참여시켰다. 즈루빠벨 성전을 부수지 않으면서 완벽하게 바꾸는 작업이었다. 물론 로마의 지원이 있었다. 착공 후 9년 외형은 완성되었지만 내부 공사는 기원후 63년경 완성된다. 헤롯의 증손자 아그리파 2세가 왕으로 있을 때였다.
헤롯 성전은 희랍 건축양식을 따랐다. 성벽은 흰 돌로 감쌌고 성벽 안쪽으로 대리석 주랑을 만들었다. 벽이 없고 기둥만 있는 복도다. 내부는 광장이었다. 이곳에선 집회도 열렸고 상행위도 허용되었다. 환전상과 양과 소를 파는 이들이 있었던 이유다(요한 2,14). 성전을 감싼 벽은 직사각형으로 북쪽 314m, 남쪽 280m, 동쪽 469m, 서쪽 485m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1/6 면적이라 한다. 이후 헤롯 성전은 이스라엘 중심이 되었다. 전례 예식 뿐 아니라 유대 최고 법정이었던 산헤드린도 이곳에서 열렸다.
하지만 화려한 성전은 3년 뒤(AD 66년) 전쟁의 도화선이 된다. 발단은 다음과 같다. 당시 유대 총독은 속주 세금이 체납되자 성전 금고에 있던 금화를 몰수했다. 군중이 항의하자 군인을 동원해 진압했다. 이렇게 해서 저항은 서서히 전쟁으로 바뀌었고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결국 로마는 진압군을 보내 예루살렘을 점령한다(69년). 저항군은 성전 안에서 결사항전 버티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침내 70년 8월 성전은 불타며 무너진다. 로마군은 서쪽 벽만 남겨두고 모두 부셨다.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곳만 남긴 것이다. 로마에 있는 티투스 황제 개선문에는 헤롯 성전에서 전리품을 가져가는 장면이 부조되어 있다. 황금 제대와 금 촛대를 가져가는 모습이다.
[2018년 2월 11일 연중 제6주일(세계 병자의 날) · 2월 18일 사순 제1주일 가톨릭마산 12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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