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풀이: 예루살렘과 유다 광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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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3-22 | 조회수5,203 | 추천수0 | |
[허규 신부의 성경풀이] 예루살렘과 유다 광야
신약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예루살렘입니다. ‘예루살렘’이란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 말 안에는 ‘평화’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다윗 왕이 그곳의 여부스족을 점령한 이후로(2사무 5,6-12) 종교와 정치의 중심지였습니다. 복음서에서 예루살렘은 ‘올라간다’는 표현과 함께 사용되는데 실제로 높은 곳에 자리한 도시입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750미터 정도의 높이에 위치해 있어서 적들의 침략을 방어하기에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지만 무역에는 불리한 지형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무엇보다 유다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예루살렘의 성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지상 거처이자 현존의 장소인 성전은 제물을 바치는 행위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는 종교의 핵심적인 장소였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예루살렘은 구약성경에서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세상의 중심’(에제 38,12)이나 ‘거룩한 도시’(이사 52,1)로 불리거나 마지막 날에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질 장소로 언급됩니다.(즈카 14,8 참조)
예루살렘은 유다인들 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중요한 장소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자주 방문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으며 죽음과 부활이 이뤄진 장소입니다. 또한 초기 공동체가 제자들을 중심으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한 곳입니다. 예수님의 삶이 예루살렘을 향한,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을 향한 것이라면 예수님의 복음은 교회를 통해 바로 그곳에서 온 세상으로 퍼져나갑니다.
예루살렘과 함께 자주 표현되는 것은 ‘유다’입니다. 유다 지역의 중심 도시인 예루살렘은 유다를 대표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유다 지역을 말할 때 특징이 되는 것은 바로 광야입니다. 예루살렘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광야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을 방문하는 이들은 많은 경우에 광야 지역을 통한 경로를 가게 됩니다. 광야는 높은 고원과 협곡을 지니고 있으며 급격한 지형의 변화와 일교차가 큰 날씨가 특징입니다.
성경 역시 광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한 이후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살았으며 이때의 기억은 하느님 체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신약성경에서도 광야는 세례자 요한이 사명을 준비하며 회개를 선포한 곳으로 표현되고(마태 3,1) 예수님 역시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사십 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며 유혹을 받으신 곳입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받지 못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광야지만 성경은 그곳에서 오히려 하느님을 깊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예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2018년 3월 18일 사순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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