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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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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4,900 추천수0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그곳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고 나서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는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하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루카 6,6-10).

 

 

구약 시대의 안식일

 

안식일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만나를 받을 때 처음 언급됩니다(탈출 16,22-26 참조). 안식일 규정은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도 나타나지만, 그것이 광야에서부터 준수되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과 연관되어(탈출 20,8-11 참조) 7일마다 거룩한 모임을 갖고 하느님을 섬기는 거룩한 날로 안식일의 성격이 분명하게 굳어진 때는 유배 시기입니다(애가 2,6 참조). 유다 사회에서 안식일은 이스라엘 백성과 이방인을 구분하는 주요한 표지요(에제 20,12 참조)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충성을 드러내는 날이었으므로, 이날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은 갈수록 강조되었습니다(창세 2,3; 탈출 16,29; 20,8-11; 신명 5,13-15 참조). 마카베오 시대에 경건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적의 공격을 방어하지 않거나(1마카 2,32-38; 2마카 5,25-26; 6,11; 15,1-3 참조) 추가 공격을 포기할 정도였습니다(2마카 8,25-28 참조).

 

 

예수님과 안식일

 

복음서에는 안식일 규정을 둘러싼 논쟁이 여러 번 나옵니다(마태 12,1-8; 12,9-14; 루카 13,10-17; 14,1-6; 요한 5,1-18; 9,1-41 참조).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상세히 규정해 놓고 지켰습니다. 그러나 할례를 행하거나(요한 7,22-23 참조) 죽을 위기에 있는 이들을 구원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마다 회당 예배에 참석하셨습니다(루카 4,16 참조). 그분은 사람이 만든 안식일 규정이 오히려 사람을 억압한다고 비판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쉼과 기쁨과 복을 주시려고 창조 때 마련하신 날이 안식일이므로, 이웃 사랑이 안식일의 금지 규정보다 우선한다는 본연의 의미를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안식일을 폐지하지 않으셨으며 거룩한 날로 존중하셨습니다(마태 24,20 참조).

 

 

유다인은 안식일을 어떻게 지냈을까?

 

유다인은 금요일 해 질 무렵 안식일 초를 켜고 축복 기도를 한 뒤, 키두시(Kiddush: 성화聖化의 축복)를 낭송하고 안식일 저녁 식사를 합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간추린 키두시를 낭송하고 예배를 드린 다음 아침 식사를 합니다. 회당에서 드리는 안식일 아침 예배에서는 먼저 정해진 오경의 한 대목을 낭독하고 하프타라(Haftarah: 예언서에서 발췌한 내용) 찬송을 합니다. 예배를 드리는 동안 그 전 주일에 열세 번째 생일을 맞은 유다인 소년은 관례에 따라 바르 미츠바(Bar Mitzvah: 유다의 성년식, ‘율법의 아들’이라는 뜻) 예식을 치릅니다. 그러면 그 소년은 하프타라 찬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안식일은 하브달라(Havdalah: 안식일의 더욱 큰 거룩함을 나타내는 축복 기도) 예식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스도교는 일찍부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주간 첫날, 곧 일요일을 주일(主日)로 지켰습니다. 주일은 하느님의 약속을 성취하신 예수님의 부활로 새롭게 열린 새 시대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을 기억하고 그분의 선물에 감사드리며 찬미하는 안식일 정신이 주일에 그대로 녹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은 인간과 세계의 조화를 깊이 자각하는 날이며, 만물에게 동정심을 품고 아래 있는 것과 위에 있는 것을 하나 되게 하는 분위기에 참여하는 날이다. 이 세계에 있는 모든 신성한 것이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날, 그것이 바로 안식일이다”(아브라함 J. 헤셸, 《안식》). 

 

[성서와 함께, 2013년 9월호(통권 450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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