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 성경풀이: 노동과 직업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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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7-21 | 조회수7,741 | 추천수0 | |
[허규 신부의 성경풀이] 노동과 직업들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에는 다른 고대 근동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직업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유목입니다. 이스라엘의 선조들은 원래 유목민이었고 그들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농경문화를 발전시킵니다. 특별히 구약성경의 많은 본문들은 유목을 배경으로 한 비유나 가르침을 전하고 민족의 기원을 일깨웁니다. 지금도 이스라엘에는 일부 베두인들이 유목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로부터 얻는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합니다.(잠언 27,25-27 참조)
농업 역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중요한 직업이었습니다. 특히 농업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땅에 대한 축복과 연관되어 중요한 노동으로 여겨졌습니다. 농업 활동은 주로 물이 풍부한 이스라엘의 북서부 지방과 갈릴래아 호수 부근의 평야에서 이루어지고 주로 밀과 보리를 경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보리는 태양력으로 4월 즈음에, 밀은 6월 즈음에 수확합니다. 여전히 이 지역들, 특별히 이즈르엘 평원 같은 곳에서는 이스라엘에 필요한 곡식의 반 이상을 경작합니다. 주로 갈릴래아 주변에서 활동했던 예수님 역시 농업과 관련된 여러 비유를 통해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밀과 보리 외에 팔레스티나의 주요 작물은 포도(주), 무화과, 석류, 올리브, 꿀(대추야자)입니다.(신명 8,8 참조) 지금도 특산품으로 여겨지는 이 작물들은 성경에서 하느님이 주신 가나안 땅의 비옥함과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민수 13장 참조)
팔레스티나는 지중해를 끼고 있고 갈릴래아라는 커다란 담수호를 가진 까닭에 어업 역시 발달했습니다. 성경에서 자주 표현되는 갈릴래아 호수는 팔레스티나의 주요 어장으로 전해집니다. 당시의 한 역사가는 ‘갈릴래아 호수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고 그 생김새와 맛에 있어서 다른 곳의 것들과는 다르다’고 언급할 정도로 풍부한 어종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당시 어부들의 삶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때로 밤새 고기를 잡기도 하고 허탕을 치기도 하며 고기잡이가 끝나면 그물을 뭍에 올려 정리했습니다.(루카 5,1-11 참조) 베드로 사도를 비롯한 예수님의 첫 제자들은 모두 어부였습니다.(마르 1,16-20 참조) 그들은 더 이상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제자들이 됩니다.
그 외에도 일부 수공업자와 상인들이 있었지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는 목수입니다. 요셉 성인 역시 목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표현에 맞춰 생각하면 다양한 일을 하던 기술자의 개념입니다. 아마 예수님 역시 고향인 나자렛에 머무는 동안 아버지와 함께 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동네 사람들에게 목수의 아들로 불립니다.(마태 13,55 참조)
[2018년 7월 22일 연중 제16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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