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여인과 용 그리고 용의 심복인 두 짐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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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06-12 | 조회수5,683 | 추천수0 | |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여인과 용 그리고 용의 심복인 두 짐승
요한 묵시록 12장부터 14장까지의 내용은 묵시록 후반부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제시하며, 묵시록 전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대립되는 두 진영을 소개하며, 12-13장에서는 용과 그의 심복인 두 짐승, 그리고 첫째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에 대해 알려줍니다. 또한 14장에서는 시온 산 위에 나타나신 어린양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이마에 적힌 십사만 사천 명을 보여줍니다.
하늘에 나타난 표징들과 새로운 환시
12장 1-18절에서는 하늘에 나타난 표징들과 더불어 일곱 나팔에 대한 환시와 연결되지 않는 새로운 주제의 환시를 보여줍니다.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는데 “태양을 입고 발 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사내아이를 출산합니다. 또 일곱 개의 머리에 모두 작은 관을 쓰고 뿔이 열이 있는 “크고 붉은 용”이 자신의 꼬리로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땅으로 내던집니다. 그 용은 여인이 아이를 낳으면 삼켜 버리려고 지켜 서 있었지만, 여인의 아이는 하느님께로 들어 올려지고 여인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광야의 처소로 달아나 천이백육십일 동안 보살핌을 받습니다. 이 여인은 구세주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나타내는 동시에 하느님 백성인 전체 교회를,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늘 새롭게 해산하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교회는 용에게 시달리고 고통을 당하지만, 하느님의 위로와 보호를 받습니다. 여인이 광야에서 지낸 1260일은 마흔두 달, 곧 삼년 반입니다. ‘미카엘(‘누가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뜻)과 그의 천사들’과 ‘용과 그의 부하들’이 하늘에서 전쟁을 일으키지만 태초의 낙원에 나타나 인류의 원조를 유혹한 ‘옛날의 뱀, 악마, 사탄, 온 세계를 속이던 자’인 용은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부하들과 함께 땅으로 떨어집니다. 이러한 용의 패배는 마지막 때에 사탄이 정복됨을 나타내는데, 이 마지막 때가 이미 지금 시작되었음을 전해줍니다. 12장 10-12절의 천상 찬가는 방금 전에 일어난 일, 곧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승리를 노래합니다. 한편 그 용은 하늘에서 패배한데다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에 휩싸입니다. 용은 여인을 휩쓸어 버리기 위해 강물 같은 물을 뿜어내지만 땅이 입을 열어 그 강물을 마셔 여인을 도왔습니다. 그러자 용은 분개하여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 곧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과 전쟁을 벌이기 위해 떠나갑니다. 그리고 용은 바닷가 모래 위에 자리를 잡습니다.
두 짐승
바닷가 모래 위에 터를 잡은 용의 심복으로 바닷가에서 올라온 짐승과 땅에서 올라온 짐승, 이렇게 두 짐승이 등장합니다. 한 짐승은 로마제국과 제국을 대표하는 황제들을, 다른 한 짐승은 로마와 황제들에 대한 숭배를 독려하고 강요하는 거짓 예언자들을 상징합니다.
① 바다에서 올라온 첫째 짐승(13,1-10)
악의 안식처인(다니 7,2-8)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은 용처럼 일곱 개의 머리와 열 뿔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짐승의 일곱 개 머리, 열 개의 뿔과 작은 관은 왕의 절대권을 상징하는데 이는 로마 제국 및 황제들과 동일시 할 수 있습니다(참조: 17,9-14). 사람들은 그 짐승과 자기의 권능과 왕좌와 권한을 짐승에게 넘겨준 용에게 경배합니다. 이 짐승에게는 마흔두 달 동안 하느님을 모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이 짐승은 하느님의 이름과 그분의 거처와 하늘에 거처하는 이들을 모독하였습니다. 또한 성도들과 싸워 이기고 모든 민족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지녔기에,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그 짐승에게 경배를 합니다. 그러나 짐승에게 주어진 권한은 한정적입니다. 요한은 일곱 교회에 써 보낸 편지에서 되풀이하였듯이 “귀 있는 사람은 들으십시오.”라고 이어지는 말씀에 주의를 기울여 들을 것을 촉구합니다. 곧 박해의 위험에 놓인 그리스도인들은 환난을 거쳐 구원을 받는 존재들이므로 인내와 믿음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② 땅에서 올라온 둘째 짐승(13,11-18)
‘옛날의 뱀, 악마, 사탄, 온 세계를 속이던 자’인 용의 또 다른 도구인 ‘땅에서 올라오는 둘째 짐승’은 뿔이 두 개뿐이어서 열 뿔을 지닌 첫째 짐승보다 힘이 약했지만 첫째 짐승의 권한을 행사하면서 온 땅과 땅의 주민들이 첫째 짐승을 경배하게 만듭니다. 또한 첫째 짐승의 상을 세워 사람들이 경배하도록 하였는데, 경배하지 않는 사람은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곧 사람들이 로마 제국과 황제를 숭배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선전합니다. 나아가 요한 묵시록 안에서 ‘거짓 예언자’로 불리는(묵시 16,13; 19,20; 20,10) 둘째 짐승은 오른손이나 이마에 첫째 짐승의 이름 혹은 그 이름을 뜻하는 숫자로 표를 받은 사람들만이 사거나 팔도록 하였습니다. 티아티라 교회에서 보았듯이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자신의 사회로부터 배척을 받았습니다. 첫째 짐승에게 속한다는 표인 숫자 육백육십육은 완전함을 뜻하는 7에 비해 하나가 모자라 불완전한 수인 6이 세 번 있는 숫자이며, 이는 완벽하게 부족함을 나타냅니다. 곧 첫째 짐승이 신을 자처하지만 인간일 뿐임을 일러줍니다. 또 히브리말과 그리스말 철자는 숫자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짐승’이라는 말을 히브리말로 옮기면 terion입니다. 이 철자를 숫자로 환산하면 666((t=400)+(r=200)+(i=10)+(0=6)+(n=50))이 됩니다. 아울러 ‘황제 네로’의 히브리말 음역인 ‘케사르 네론’(QSR NERON)을 숫자로 환산한 것도 666((Q=100)+(S=60)+(R=200)+(N=50)+(R=200)+(O=6)+(N=50))입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9년 6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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