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서의 해: 다윗의 상승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구약] 모압 여인의 사랑과 도전, 룻기5: 네 효성을 전보다 더 훌륭하게(룻 3,10)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10-09 | 조회수6,675 | 추천수0 | |
[2019 사목교서 ‘성서의 해Ⅰ’] 다윗의 상승
사무엘기는 사무엘의 출생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사무엘기가 전해주고 싶은 진짜 이야기는 바로 다윗 임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파들의 연합체에서 왕정국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사무엘기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 다윗 임금을 우리에게 소개해줍니다. 이스라엘(후에 유다 왕국)이 바빌론에 의해서 멸망할 때까지 유지된 다윗 왕조의 시작은 다윗 임금에서 시작됩니다.
이스라엘의 최초의 임금은 사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뜻과 생각대로만 살았습니다. 하느님의 명령보다 자신의 눈앞에 놓인 이익을 더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결과 사울은 차차 주님의 눈 밖에 나기 시작합니다(1사무 13,13-14). 회개 없는 사울의 행위는 결국 하느님을 후회하게 만들었습니다(13,11). 이에 하느님께서는 사울의 뒤를 이을 새로운 임금을 찾으십니다. 이 새로운 임금이 바로 다윗이었습니다. 다윗은 베들레헴 출신이며, 이사이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16,1.10). 사무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주시고, 그 이후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머무르게 됩니다(16,13). 그럼, 주님의 눈 밖에 난 사울을 어떻게 되었을까요? 주님의 영이 그에게서 떠나가고 그에게 다가온 것은 악령이었습니다(16,14). 그 악령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다윗의 비파 연주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때부터 사울에게 연주를 해 주면서 시중을 들었습니다(16,23). 다윗의 이러한 음악적 기질은 후에 시편 낭송과 연주로 이어지고, 많은 시편이 다윗의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다윗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결정적 사건은 바로 필리스티아의 골리앗과의 대결이었습니다(17,12-54). 모든 사람이 무서워했던 골리앗을 다윗은 돌맹이 하나를 들고 돌팔매로 눕혔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18,7)라는 노래가 퍼지게 됩니다. 주님의 영이 떠나있는 사울은 그날부터 다윗을 시기하기 시작합니다(18,9). 그 시기는 다윗을 죽음의 직전까지 이르게 합니다. 사울은 병적으로 다윗을 죽이려고 합니다. 다윗에게도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24; 26장). 하지만, 다윗은 자신을 죽음의 위협으로 대하는 사울의 목숨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사울이 아무리 악령이 들려있고, 주님의 마음이 그에게서 떠났다고 하지만, 사울이 주님에 의해서 도유(塗油)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사울의 목숨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다윗은 이외에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그 안에서 하느님의 보호와 도우심으로 그 어려움들을 잘 넘깁니다. 마침내 사울이 죽은 후에 유다의 임금으로 즉위합니다(2사무 2장). 다윗은 이후 전투마다 승리하면서 다윗은 온 이스라엘의 임금이 됩니다(2사무 5장). 다윗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계약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자신의 왕권을 안정화시켜 나갑니다.
다윗이 임금이 되는 과정 속에는 다윗 자신의 군사적인 능력도 있었겠지만, 사무엘기는 다윗의 그러한 능력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하느님을 온전하게 섬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을 믿고, 신뢰하면, 하느님께 충실한 다윗이었기에 그는 온 이스라엘의 임금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윗이 하느님을 생각하고, 하느님을 위하는 마음은, 성전을 짓겠다는 결심에서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나탄 예언자를 시켜 성전 건축은 바로 그가 아닌 그의 후계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대신, 하느님께서는 나탄 예언자를 통해, 다윗의 왕권이 영원할 것이라는 약속을 전해주십니다(2사무 7장).
주님에 의해서 선택되고, 주님께서 기름을 부어주시고, 주님의 영 안에서 살아간 인물, 다윗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는 그의 여정은 이제 장밋빛 미래가 가득합니다. 이제는 다윗 자신만이 아니라, 그의 후손들에게까지 하느님은 아버지가 되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다윗을 선택하신 것처럼, 우리도 선택해 주셨습니다.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주신 것처럼,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도유해 주셨습니다. 다윗이 주님의 영 안에서 살아간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영 안에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믿음, 우리의 신앙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져봅시다!
[2019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인천주보 3면, 박형순 바오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