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서의 해: 테살로니카 1·2서 - 종말을 준비하는 빛의 자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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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0-10-03 | 조회수6,214 | 추천수0 | |
[2020년 사목교서 ‘성서의 해Ⅱ’ 특집] 테살로니카 1·2서 - 종말을 준비하는 ‘빛의 자녀’
신약성경은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두 개의 서간을 수록하고 있는데, 첫째 서간을 『테살로니카 1서』, 둘째 서간을 『테살로니카 2서』라고 부릅니다.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 임금(필리포스 2세)의 사위였던 카산드로스는 도시 하나를 건설하는데, 그는 자기 부인의 이름을 옮겨와 이곳을 ‘테살로니카’라고 명명합니다. 로마와 소아시아를 연결하는 큰 도로(에냐티아)와 항구가 인접했던 이 대도시는 기원전 1세기 로마 제국이 다스리던 마케도니아 속주의 수도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두 번째 선교 여행(50-52년) 중에 필리피를 지나 테살로니카로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공동체를 세웁니다. 그런데 바오로의 성공을 시기한 유다인들이 그의 선교를 방해하였고(사도 17,5-9), 바오로는 결국 그곳을 떠나 베로이아와 아테네를 거쳐 코린토로 가게 됩니다(사도 17-18장). 이러한 여정 중에 바오로는 자신이 세운 공동체의 소식을 듣고자 동료 티모테오를 테살로니카로 보냅니다(1테살 3,1-2). 그리고 신자들이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는(3,6) 기쁜 마음으로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그것이 바로 『테살로니카 1서』입니다. 50-51년경에 코린토에서 작성된 이 서간은 스물일곱 권의 신약성경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문헌이기에 역사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살로니카 1서의 전반부에서(1-3장) 바오로 사도는 교우들이 환난의 상황에서 보여준 “믿음의 행위와 사랑의 노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희망의 인내”(1,3)를 기억하고 그들을 친히 당신 자녀로 ‘선택’하신(1,4)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바오로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이 테살로니카에서 사심 없이 벌였던 선교 활동들을 떠올리면서(2,1-16), 그가 전한 복음 말씀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인(2,13) 교우들의 믿음이 이제는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합니다(3,8-9). 이렇게 테살로니카 교우들은 다른 지역 교우들의 귀감이 되는(1,7)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서간의 후반부(4-5장)에서 그들이 새겨들어야 할 몇 가지 권고 사항을 전달합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사항이 “주님의 재림”에 관한 가르침입니다(4,13-5,11). 테살로니카 교우들은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다시 오셔서 자기들을 데려가시리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림이 지연되고 신자들 가운데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차츰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죽은 교우들과 관련해서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4,13)고 권고하면서, 주님의 재림 때에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먼저 살아나게 되고, 이들은 살아 있는 이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합니다(4,16-17). 다만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우리 신앙인들은 ‘빛의 자녀’로서 늘 깨어 기다려야 합니다(5,1-11).
『테살로니카 2서』는 바오로의 친저성에 대한 논란이 많은 서간입니다. 이 두 번째 서간은 조금 전 살펴본 첫 번째 서간과 구조와 내용에 있어 굉장히 비슷합니다. 한편에서는 이런 유사함에 근거하여 두 번째 서간도 바오로 사도가 직접 작성했다고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 좀 더 우세한 주장입니다만 – 바오로를 추종하던 이가 사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어가기 위해서 첫 번째 서간을 참고했기 때문에 두 서간이 비슷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이든 테살로니카 2서는 1서와 마찬가지로 재림-종말에 관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서에서는 종말의 때가 이미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현혹되지 말라는 당부(2테살 2,1-2)가 주된 논지라는 점에서 1서와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주님의 재림이 가까이 왔다고 생각한 이들은 생업도 포기하고 현실을 도피한 채 무질서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3,11). 저자는 거짓 예언에 현혹됨 없이 교회가 전해 준 참된 진리와 전통을 굳게 지키고(2,10-15), 또 언제 어떻게 종말이 온다고 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라고 충고합니다(3,12-13). 이러한 가르침은 그릇된 종말론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고, “빛의 자녀”(1테살 5,5)로서 늘 깨어 기다리는 자세로 종말을 준비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2020년 10월 4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인천주보 3면, 정천 사도 요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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