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여호수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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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5-20 | 조회수3,585 | 추천수0 | |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여호수아기
성경은 창세기 · 탈출기 · 레위기 · 민수기 · 신명기 이렇게 5권의 책을 오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권의 책은 모세로부터 오는 전승을 토대로 삼아 작성되었습니다. 조금 쉽게 표현하면 모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섯 권의 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그만큼 오경에서 모세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명기 마지막에서 그런 모세가 죽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었고, 이스라엘을 대표해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으며, 십계명과 여러 규정들을 제정해준 지도자가 약속의 땅 입성을 앞두고 더 이상 함께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기는 그런 가운데 이제 모세를 통해서 체결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약속의 땅이 어떻게 이스라엘에게 주어지는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여호수아기의 핵심 주제는 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호수아기에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정복하는 과정이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왜 그들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내어주신 그 땅을 잃어버렸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여호수아기가 작성된 시점, 즉 바빌론 유배 시기를 생각해본다면 하느님께서 주신 땅의 소중함과 무엇 때문에 이민족에게 땅을 빼앗기고 유배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성찰하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호수아기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먼저 1-12장까지는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과정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땅의 정복은 모세를 통해 약속하셨던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잘못하면 하느님 상(像)에 대한 혼란을 마주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가나안 땅 정복 과정이 너무나도 잔혹한 데다가 하느님께서 그런 이스라엘을 돌보는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사실에 대한 기록이라기 보다는 신학적 의미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여호수아기는 바빌론 유배 시기에 작성되었습니다. 약속의 땅을 잃어버리고 바빌론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무엇 때문에 자신들이 이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그에 따른 계명을 지키는 삶이 무뎌졌으며, 이교 신전 건립을 허락하는 등의 우상 숭배가 그들 안으로 들어오면서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벌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유배가 끝나고 약속의 땅으로 돌아가게 되면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하느님을 굳게 믿고 모세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계명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성된 여호수아기의 정복 전쟁 속에서 빚어진 잔인해 보이는 과정들과 모든 전리품을 완전 봉헌물로 하느님께 봉헌하는 등의 모습은 다시금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고 살아가겠다는 당시 사람들의 신앙적 성찰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두고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서 이민족들을 학살하는 것을 용인하는 폭력적인 하느님으로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13장부터 22장까지는 정복한 땅에 대한 분할 과정이 등장합니다.
가나안 땅을 열두 지파에게 분배하는 것은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이 성취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레위 지파에는 어떠한 땅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레위 지파는 하느님께 제사를 바칠 사제들을 배출하는데, 사제들은 하느님을 모시고 이스라엘을 대표하여 제사를 봉헌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큰 몫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파가 레위 지파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는 토지를 나누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20장에서는 도피성읍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는데 도피성읍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재판을 받기 전까지 보호를 받으며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당시에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의 아들이나 형제가 피의 보복자가 되어서 복수를 실행했습니다. 그런데 민수 35,33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너희가 사는 땅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피는 땅을 더럽힌다. 땅에 피가 흐르면,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고는 속죄될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여호수아가 땅을 분배하면서 도피성읍을 설정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피의 보복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재판을 받기 전까지 그들을 보호하면서 죄와 잘못으로 인한 고통을 함께 나누는 대속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3-24장은 여호수아의 고별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에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땅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친히 싸워서 주신 것임을 상기시킨 뒤 모세의 율법에 쓰여있는 모든 것을 성실하게 지키라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지역에 남아 있는 다른 민족들과 어울리거나 그들의 이교 제사나 풍습에 함께 하지 말고 하느님만을 믿고 따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와 같은 여호수아의 유언은 약속의 땅을 얻었다고 해서 하느님의 약속이 성취되었고 앞으로 영원할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약속의 땅에서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명기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땅을 잃어버리게 되고,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기를 필두로 해서 앞으로 그려질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충실하게 지키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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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1년 5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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