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성조들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 유다와 타마르 이야기(창세기 38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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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8-09 | 조회수4,230 | 추천수0 | |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성조들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 유다와 타마르 이야기(창세기 38장)
요셉이 세상을 떠난 후 야곱과 함께 이집트로 내려간 야곱의 일족 70명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창세기에 이어지는 탈출기의 이야기는 바로 이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탈출기의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잠깐 멈추어 그동안에 우리가 함께 순례했던 성조들의 여정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성조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그들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성조들의 삶은 우리의 궁극적인 거처가 어디인지, 우리가 정녕 안주할 곳이 어딘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에게 약속하신 땅은 물리적인 땅만을 의미할까요?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성조들에게 주신 축복을 거듭해서 들려줍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잘 되고 행복하게 되는 데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 되고 행복하게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 하느님께서 주고자 하시는 행복은 같은 것일까요? 하느님께서 성조들에게 주셨던 땅과 후손과 축복의 약속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여러분은 하느님께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십니까?
홀로 순례의 길을 걸을 때 이런 질문들은 좋은 대화 상대자가 됩니다.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지고 또 답하면서 성조들이 걸었던 그 길을 걸어봅시다. 탈출기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둘러볼 순례지는 유다가 다른 형제들과 떨어져서 아둘람 사람에게 붙어살던 곳입니다(창세 38,1). 창세기 38장의 유다의 이야기는 이미 창세기 37장에서 시작된 요셉의 이야기를 중단시킵니다. 그러니까 요셉의 이야기 사이에 갑자기 끼어들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의 편집자는 유다의 이야기를 북왕국과 연관된 요셉의 긴 이야기 사이에 끼워 넣음으로써 남북 왕국의 대표적 지파들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려 한 것 같습니다.
유다가 머물렀던 아둘람이라는 성읍은 훗날 유다 지파에 속한 땅이 됩니다만 현재는 가나안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유다는 그곳에서 가나안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고, 그 아내에게서 세 아들을 얻었습니다. 맏아들 에르는 가나안 여자인 타마르와 혼인하였으나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에르의 동생인 오난에게 신명 25,5-10이 요구하는 수숙혼의 의무를 다하도록 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난은 타마르의 자식을 낳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타마르에게서 난 자식이 형의 몫을 상속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난은 타마르와 잠자리에 들 때마다 정액을 바깥으로 흘려버렸습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하였기 때문에 그도 또한 죽었습니다. 그러자 유다는 막대아들인 셀라마저 죽을까 봐 두려운 나머지 셀라가 아직 어리다는 핑계를 대고 타마르를 친정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유다는 타마르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타마르는 유다가 양털 깎는 축제를 지내러 팀나로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고 팀나로 가는 길가에 있는 에나임 어귀에 나가 앉았습니다. 타마르가 너울을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다는 그가 창녀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인장과 줄, 지팡이를 담보물로 맡기고 그와 한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후에 타마르가 임신하였다는 소문이 퍼지자 유다는 타마르를 화형에 처하고자 합니다. 이에 타마르가 보관하고 있던 담보물을 유다에게 보냅니다. 그제야 유다는 타마르가 자신보다 더 율법에 충실하였음을 인정합니다. 이렇게 하여 타마르는 가나안 여인이었지만 율법에 대한 충실성을 통해 다윗의 조상이 되는 영예를 입었습니다. 타마르는 쌍둥이 아들 페레츠와 제라를 낳았고, 페레츠 가문에서 다윗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2021년 8월 8일 연중 제19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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