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17: 성령을 받은 갈라티아인들(갈라 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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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2-06 | 조회수1,940 | 추천수0 | |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17) 성령을 받은 갈라티아인들(3,1-5)
이제부터 두 번째 논중(3,1-4,7)을 면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바오로는 의로움이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닌 “믿음”을 통해 얻게 된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2,16) 무엇보다 먼저 갈라티아인들의 성령 체험(3,1-5)을 언급합니다. 그들은 바오로가 처음으로 복음을 전할 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신앙인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초기 삶은 바오로를 하느님의 천사 또는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받아들일 정도로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4,14). 할 수만 있다면 눈이라도 뽑아 바오로에게 주었을 것이라고도 표현하고 있습니다(4,15). 이러한 그들의 변화는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기적적인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어 그들 마음 안에 사랑과 기쁨을 일으켜 주셨기 때문입니다(3,5; 5, 22-23 참조). 바오로의 표현에 따르면 갈라티아인들은 신앙인의 삶을 “성령으로 시작”했습니다(3,3).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들의 현재 삶은 몰라보게 바뀌었습니다(5,7). 갈라티아인들은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데에 인간적인 한계를 느껴서 할례를 받아 율법 준수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5,3-4,13). 그럼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도 더욱 커질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바오로는 그들이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에 따르는 믿음의 순수함을 잃어버렸다고 봅니다. 그들이 육(필요성)에 따르는 삶, 곧 외적 규정에 의지하는 모습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렇게도 어리석습니까? (신앙인의 삶을) 성령으로 시작하고서 육으로 마칠 셈입니까?”(3,3)
갈라티아인들이 성령을 받은 사건은 사람이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믿음을 통해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들이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기적적인 일들을 체험한 것은 그들이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순수하게 믿었기 때문이지, 율법에 따른 행위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3,2.5). 한편으로는 이 대목에서 믿음 그 자체도 하나의 율법에 따른 행위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반문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이견(異見)을 예상했던지 성령을 받은 것은 복음을 “듣고” 믿었기 때문이라 표현합니다(3,2.5). “들음”은 수동적인 행위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오로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인간의 행위가 아닌 하느님으로부터 무조건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점입니다.
[2022년 2월 6일 연중 제5주일 광주주보 빛고을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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