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28: 성령에 따르는 삶(갈라 5,16-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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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4-25 | 조회수2,654 | 추천수0 | |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8) 성령에 따르는 삶(5,16-25)
맺음(5,1-6,10)의 세 번째 단락(5,16-25)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락은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삶을 다룹니다. 바오로는 앞서 갈라티아인들이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 받은”(5,13) 사실을 확언하였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이미 자유인이 된 그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맞게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바오로는 5,16에서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의 욕망을 채우지 않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갈라티아인들에게 원하시는 것은 필요성(“육”)이 아니라 그분의 섭리와 은총(“성령”)에 따르는 삶입니다. 이로써 바오로가 표현하는 자유 개념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그것은 외적 규정에 따르는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와 친밀한 관계 안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어가는 삶을 가리킵니다.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권고하기 위해 5,17 이하에서 필요성에 따르는 삶과 성령에 따르는 삶을 구분 지어 설명합니다. 필요성에 따르는 삶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망을 낳습니다(5,17). 선동자들이 갈라티아인들에게 할례를 요구하면서 그들 몸에 한 일을 자랑하려고 한 것처럼(6,13), 갈라티아인들이 외적 규정에 따라 살다 보면 자신을 내세우려는 욕망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삶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수많은 규정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5,19-21에서 바오로는 불륜, 더러움, 방탕 등 여러 악덕들을 언급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와 비슷한 것들”을 저지르지 않도록 전전긍긍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표현합니다.
반면, 성령에 따르는 것은 율법 규정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입니다(5,18 참조). 이러한 삶은 사랑, 기쁨, 평화, 인내 등 여러 “성령의 열매”(5,22)을 맺으며, 본디 율법이 지향하는 바를 성취합니다(5,23). 그러므로 갈라티아인들은 그들이 세례를 통하여 이미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러한 일치는 “육”(필요성)에 따르는 삶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5,24). 그들은 분명 성령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입니다(5,25).
이 단락에서 바오로의 권고가 설득력을 얻는 것은 앞선 논증 덕분입니다. 바오로는 5,1-12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할례가 병행할 수 있다는 갈라티아인들의 확신을 무너뜨림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삶은 외적 규정에 의지하는 삶과 거리가 있음을 받아들이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편지 내용 이후 갈라티아인들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삶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을 바오로는 5,16 이하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2년 4월 24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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