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약 성경의 12 순간들12: 종교박해와 내세신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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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6-26 | 조회수1,868 | 추천수0 | |
구약 성경의 12 순간들 (12) 종교박해와 내세신앙
영원할 줄 알았던 페르시아의 패권도 얼마 가지 못했다. 기원전 336년, 겨우 스무 살에 마케도니아의 임금이 된 알렉산드로스는 기원전 331년에 페르시아를 꺾어버린다. 지금의 이스라엘은 물론 이집트와 인도까지, 광활한 지역을 점령한 이 젊은 영웅은 그가 정복한 모든 지역에 그리스 문화를 퍼뜨리게 된다. 하지만 기원전 323년 이 젊은 영웅이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수하에 있던 장군 넷이 광활한 제국의 영토를 나누어 다스리게 되는데, 이후 시간이 지나 그중의 하나인 셀레우코스 왕조가 본래 이스라엘 지역을 다스리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를 몰아내고 예루살렘을 지배하게 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종교 박해가 시작된 것이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B.C 175-164)는 모든 유다인들에게 그리스 문화를 강요하며, 할례, 음식에 대한 정결 규정, 율법 준수 등을 금지시키고 그리스 신들에게 제사를 바칠 것을 강요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사형을 시켰다.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돼지를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 각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제였던 마타티아스와 그의 아들들은 무장봉기를 일으켜 적극적으로 대항한다. 마카베오 항쟁이다.
그런데 마카베오기에는 구약에 있어 특별한 사상이 등장한다. 죽은 이들의 부활 그리고 내세 신앙이다. 엘아자르의 순교 이야기(2마카 6.18-31), 어머니와 일곱 아들의 순교 이야기(2마카 7장) 등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그 신앙이 그 당시에는 없었던 것인가? 그랬다. 구약 시대에는 부활과 내세 신앙이 없었다. 그것은 헬레니즘 시대, 구약시대 끝자락에야 마침내 등장한다.
이러한 사상의 흐름은 지혜 문학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명기 신학은 상선벌악 사상을 가르쳤다. 선하게 살면 상을 받고, 악하게 살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왜 의인이 고통을 받아야 하며, 오히려 악한 이들이 득세하는가? 삶은 왜 이리 부조리하며, 수많은 모순들을 가지고 있는가? 의인들의 요절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하지만 이것은 모든 하느님의 심판이 현세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현세적 인과응보’라는 사상의 틀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물음들이다.
지혜서(기원전 50-30년경)는 이제 그 한계를 넘어선다. 박해와 시련 속에서 백성들은 내세를 향한 믿음을 키웠고, 그 안에서 그들은 삶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과거에는 의인의 죽음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백성들은 새로운 신앙의 눈, 지혜를 가지게 되었고, 인과응보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죄인들은 결국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겠지만, 의인들은 내세에서 하느님과 함께 평화를 누리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지혜서 3~5장은 꼭 읽어보시길 권장한다.
하느님의 섭리였을까. 구약의 마지막, 마침내 백성들은 하늘나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기다림은 참으로 길었다. 이제 이들은 이 말씀을 이해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2022년 6월 26일(다해)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원주주보 들빛 3면, 정남진 안드레아 신부(용소막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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