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요르단 강을 건너다(여호 3,1-5,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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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8-14 | 조회수1,472 | 추천수0 | |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요르단 강을 건너다(여호 3,1-5,12)
예리코로 파견되었던 두 정탐꾼은 돌아와서 이런 보고를 하였습니다. “정녕 주님께서 저 땅을 모두 우리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저 땅의 모든 주민이 우리에 대한 두려움에 싸여 있습니다.”(여호 2,24) 그러자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명령하여 그들이 머물던 시팀이라는 장소를 떠나 요르단 강가로 이동하게 합니다. 우리도 채비를 차리고 그들과 함께 강을 건널 준비를 합시다. 백성의 관리들은 그들이 어떻게 강을 건너야 하는지 일러줍니다. 그들이 걷게 될 길은 전혀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길이기에 안내자를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뒤따라야 할 안내자는 하느님의 계약 궤와 그 궤를 맨 사제들입니다. 곧 그들 가운데 계신 주님의 현존이 바로 그들이 바라보아야 할 표지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하느님을 앞설 수 없습니다. 오직 그분을 뒤따라 걸을 수 있을 뿐입니다. 백성들은 이천 암마(약 1km) 뒤에서 계약의 궤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요르단 강을 건너는 이야기는 이질적인 전승들이 결합되어 형성된 것이기에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서로 모순되는 요소들도 발견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인 메시지입니다. 요르단 강을 건너는 과정은 장엄한 전례 의식처럼 묘사됩니다. 백성과 사제가 하느님을 중심으로 일치하고, 계약의 궤가 그들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영도 아래 일치단결하여 모두 하느님의 명령을 충실히 따릅니다. 이것은 이상적인 이스라엘의 예배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이 공동체는 요르단 강에서 다시 한 번 하느님의 놀라운 권능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날 그들이 경험한 일이 때마침 일어난 자연현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일어난 사건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성경의 저자는 수확기 내내 물이 강 언덕까지 차 있었다고 말합니다. 궤를 맨 사제들이 요르단 강 물가에 발을 담그자 강물은 둑처럼 멈추어 섰고, 아담에서부터 사해로 흘러드는 물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그래서 백성은 예리코 맞은쪽으로 마른 땅을 걸어서 건너갔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사제들은 강 한복판 마른 땅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백성 가운데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주시고, 또 하느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가나안족, 히타이트족, 히위족, 프리즈족, 기르가스족, 아모리족, 여부스족을 쫓아내시리라는 것을 알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합니다(3,10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행하신 이 놀라운 일을 기억하기 위하여 지파별로 한 사람씩 사제들이 서 있는 강 한복판으로 들어가 돌 열두 개를 메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 밤에 묵게 될 길갈이라는 곳에 그 돌들을 이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비로 세워 놓았습니다. 여호 4,9에서는 이 돌 열두 개를 강 한복판에 세워 놓았고, 그것이 오늘날까지도 거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이 이야기가 서로 다른 전승이 결합된 것임을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온 백성이 요르단 강을 건넌 후 주님의 궤와 그 궤를 맨 사제들도 강을 건넜고, 그들의 발이 마른 땅에 닿자마자 강물은 제자리로 돌아가 전처럼 강 언덕에 넘쳤다고 합니다. 요르단 강의 기적은 갈대 바다에서 일어났던 기적과 비슷하게 서술됩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명령을 충실히 따른다면, 하느님의 현존을 충만히 누리면서 그분의 은혜를 구체적인 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에서의 이스라엘의 시작이 바로 이러하였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길갈에서 그들은 약속의 땅에 정착하기 위한 최종적인 준비로 할례를 받고 과월절 축제를 지냅니다. 그러자 광야의 음식이었던 만나가 멈춥니다. 이는 광야의 시대는 끝이 났고, 새로운 약속의 땅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표지입니다.
[2022년 8월 14일(다해) 연중 제20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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