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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하느님 뭐라꼬예?: 여호수아기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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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11 조회수1,366 추천수0

[하느님 뭐라꼬예?] 여호수아기를 시작하며

 

 

모세오경에 이어 ‘여호수아기’부터 ‘마카베오서’에 이르는 성경작품들은 문학 유형의 분류에 따라 ‘역사서’로 불리는데, 이들 역사서는 그 내용에 따른 편집시기를 기준으로 크게 세 부류의 역사서로 분류됩니다. 즉 다음 소개하는 전기(前期) 예언서, 역대기계 예언서, 후기(後期) 예언서가 그것입니다.

 

 

전기 예언서 혹은 신명기계 역사서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상,하권, (절반 가까이가 예언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 열왕기 상,하권은 (유다교 전통에 따라 대부분이 예언자가 쓴 것으로 여겨) ‘전기 예언서’ 혹은 (신명기 사상을 토대로 이스라엘과 유다 두 왕국의 역사에 대해 예언적 해석을 제공하고 있기에) ‘신명기계 역사서’로 불립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던 이스라엘왕국의 멸망의 역사를 보면, 북이스라엘 왕국은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의 침공으로 멸망하였고, 남유다 왕국은 기원전 587년 바빌로니아 제국에 정복을 당하였습니다. 남 유다의 패배 후 세 차례에 걸쳐 바빌론으로 끌려간 많은 유다인들은 기원전 538년 이들의 일부가 페르시아의 키루스2세의 포로해방령으로 귀환할 때까지 약 50년간 유배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신명기계 역사서는 바빌론 유배가 끝날 무렵인 기원전 6세기 중반 이후 편집되었습니다. 이러한 신명기계 역사서는 ‘주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대한 충성’이라는 기본적인 신학관을 토대로 (모세부터 기원전 550년경에 이르는) 이스라엘 왕국의 형성과 번영과 쇠퇴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멸망하고 유배를 당하게 된 이유와 의미를 찾는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음 구약성경의 역사서에 대한 해설문을 참고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유배는 무의미한 사건이 아니었다. 유배는 이스라엘이 섬기던 주님께서 힘이 없는 신이시라거나, 그분께서 이스라엘을 버리셨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의 뜻을 존중하지 않은 백성과 임금들에게 주님께서 내리신 벌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신명기계(역사서)의 주장이다. 곧 이스라엘에게 닥친 모든 재앙은 백성과 임금들의 죄와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 그러나 신명기계가 더 관심을 두는 사실은 하느님께서 세상 안에서 활동하시며 모세와 맺으시고 당신께서 파견하신 예언자들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상기시키셨던 계약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으셨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신명기계는 계약을 토대로 이스라엘의 역사에 ‘이념적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석성경 구약, 역사서 입문, 518-519쪽)

 

신명기계 역사서가 서술하고자 하는 바는 한마디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빌론인들의 손에 넘기신 이유를 찾는데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여호수아기가 찾은 해답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음의 일들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즉 왕과 백성들이 신명기가 강조하는 ‘유일한 성소’인 예루살렘에서 하느님을 예배하는 일(12장 참조), 그리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6장 참조)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역대기계 역사서

 

역대기 상,하권. 에즈라기, 느헤미야기는 (바빌론 이후 만들어진) ‘역대기계 역사서’로 분류됩니다. 역대기계 역사서가 서술하고자 하는 바는, 독립된 왕국의 정체성을 상실한 이스라엘 백성은 이제 ‘성전과 율법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역사 서술의 형식을 빌려 강조하는 이들 역사서는 특히 레위인들의 역할을 많이 강조하고 있어 사제계 학파의 영향을 받아 편집된 것으로 보이며, 그 시기는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 정착하면서 성전을 재건하던 때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후기 역사서

 

토빗기, 유딧기, 에스테르기, 마카베오 상,하권, (판관기 다음에 배치된) 룻기는 ‘후기 역사서’로 분류됩니다. 이 역사서들은 유다 백성이 셀레우코스 왕조(기원전 330-247년)의 압제 아래서 민족의 생존과 신앙을 위협받고 있던 때에 집필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위에서 살펴본 역사서들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작품들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신앙의 진리’에 대한 교훈을 주고자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교훈 사화에 등장하는 여러 주인공들의 삶은 하느님 백성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 구약성경책의 해설을 참고합니다.

 

“룻기는 하느님 앞에서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주 하느님에 대한 참된 믿음과 고백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따라서 이민족도 회개하여 주 하느님을 믿으면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빗기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을지라도 주 하느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계명대로 정직하게 살면 반드시 복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 유딧기는 유다 백성에게 주 하느님을 신뢰하기만 하면 아무리 강력한 원수라도 물리칠 수 있음을 일깨워 주고자 한다. 유딧(유다인 여자)이라는 이름 자체가 유다 백성을 상징한다. 에스테르기 역시 주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지켜 주시기 때문에 유다 백성은 결코 멸망할 수 없다는 확신을 동족들에게 심어 주고자 한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석성경 구약, 역사서 입문, 524쪽)

 

 

여호수아기

 

모세오경에 이어지는 여호수아기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인들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이르러 그 (가나안) 땅을 어떻게 정복해 나갔는지를 또 점령한 그 땅을 지파별로 어떻게 분배해나가는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약속의 땅’은 여호수아기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땅의 약속이 이제 여호수아기에서 실현되었다는 거지요. 이런 이유로 여호수아기는 모세오경에 추가되는 글로 여겨져 ‘모세육경’의 하나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호수아는 ‘에프라임 지파’의 소속으로 ‘눈의 아들’입니다. ‘여호수아’라는 이름은 “주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 이름 자체가 예언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여호수아의 인도로 이스라엘인들이 약속된 땅을 정복했다는 것에는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넘어 주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을 뜻하는 ‘영적인 해방’의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민수기 13,6에 의하면 모세가 그의 이름을 ‘호세아’에서 ‘여호수아’로 바꾸어 주었고, 신약성경 시대에 그리스말을 하는 유다인들에게는 이 이름이 ‘예수’가 되었습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오경에서) 모세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젊은 시종’일 뿐이었으나 모세의 마지막 때에 이르러 (여호수아기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중대한 사명을 이어받는 후계자가 되었습니다.

 

여호수아가 활동한 시기는 기원전 13세기 말경으로 추정되는데, (여호수아기는 열두 지파로 이루어진 연맹 전체가 가나안 땅 전부를 정복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이스라엘인들의 가나안 정복은 (실제로는) 기원전 10세기인 다윗 시대에 완전히 이루어졌습니다. 그 이전 이스라엘인들은 주로 산악 지방만 정복한 상태여서 가나안인들은 계속 평야 지대에 (이스라엘인들과 공존하며) 살고 있었고, 여호수아가 죽기 전 가나안 땅 전체를 열두 지파에 분배할 당시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의 땅이 정복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여호수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다음 구약성경책의 해설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이스라엘에게 나뉘지 않은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위하여 투신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다른 신들을 섬기는 민족들과 공존함으로써, 하느님에 대한 충성이 언제든지 훼손될 수 있었다. 그래서 여호수아기에 이 충성에 관한 생생한 관심이 배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가나안 땅에 사는 민족들을 전멸시켜야 한다고, 곧 그들을 모두 ‘완전 봉헌물’로 바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전망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6,17.21; 11,12.14) 이 책을 읽는 이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러한 조처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기보다는, 이 책이 쓰일 당시의 사람들에게 경고하고자 하는 하나의 이론적인 설명이다. 이는 이스라엘인들이 피할 수 없던 우상 숭배의 위험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난 뒤의 생각을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에 투영시킨 것이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석성경 구약, 역사서 입문, 527-528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1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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