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이사야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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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2-06 | 조회수1,492 | 추천수0 | |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이사야서
이사야서는 구약 성경 예언서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예언서입니다. 신약 성경에서도 자주 인용된 책이며 유다교 안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지는 예언서입니다. 간략하게 이사야라는 인물에 대해서 살펴보면, 먼저 ‘이사야’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예샤야후’인데 ‘주님은 구원이시다’, ‘주님이 구원하신다.’라는 뜻입니다. 이사야서의 머리글에 보면 이사야는 아모츠의 아들인데, 아모츠가 유다 임금인 우찌야의 아버지인 아마지야의 동생이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이사야는 왕족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사야는 BC 742년 우찌야 임금이 죽은 해에 소명을 받습니다. 요탐 임금이 우찌야 임금의 뒤를 이어 BC 735년까지 다스리게 되고 이를 이어서 아하즈 임금, 히즈키야 임금의 통치가 BC 687년까지 이어집니다. 성경만을 가지고서는 정확하게 이사야가 언제까지 활동했고, 또 어떻게 순교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장 1절의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의 임금 우찌야,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 시대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본 환시.”라는 말씀으로 미루어보아 이사야 예언자가 우찌야,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가 임금으로 다스리던 시기, 즉 이스라엘 백성이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국으로 분열된 시기에 활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야서를 읽다보면 40장부터는 바빌론의 멸망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며, 56장 이하부터는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귀환 공동체를 향한 교훈과 예루살렘에 대한 축복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바빌론 유배가 BC 587년경에 일어난 사건임을 생각해본다면 기원전 8세기경에 활동했던 이사야 예언자가 2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살면서 이사야 예언서를 썼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사야 예언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작성한 1-39장까지의 제1 이사야와 이사야 예언자의 신학과 의식을 추종하는 이사야 학파의 인물이 작성한 40-55장까지의 제2 이사야, 마지막으로 같은 학파에서 작성한 56-66장까지의 제3 이사야로 구분됩니다.
먼저 제1 이사야가 작성된 당시를 살펴보면, 통일왕국이었던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밖으로는 아시리아, 시리아-에프라임 동맹의 위협 등으로 인해 혼란기를 겪고 있었으며 아시리아의 이교 신앙이 유입되는 등의 여러 문제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드리워졌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사야는 1장부터 23장에 걸쳐서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아시리아와 바빌론 등 이방 민족에 관한 신탁을 전합니다. 이스라엘이 저지른 잘못을 벌하시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여러 민족을 도구로 삼으셨으며, 이 가운데 살아남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금 하느님께 돌아와 이스라엘을 재건할 것이라고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이러한 남은 자들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은 메시아 왕국이라는 종말론적인 희망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방 민족들에 대해서도 이사야는 비록 지금은 자신들이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느끼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믿는 신이 이스라엘이 믿는 하느님보다 더 뛰어난 것처럼 생각하지만 하느님만이 참 하느님이시며 세상을 다스리시는 유일한 분이심을 선포하면서 세상 모든 민족이 하느님을 경배해야 한다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24장부터 27장까지는 이사야서의 묵시록으로서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최종적인 심판이 주어집니다. 뒤이어 28장부터 35장까지는 사마리아와 유다 그리고 에돔을 비롯한 이방 민족들의 멸망을 선포함과 동시에 유배에서의 귀환과 시온의 재건이라는 희망이 제시됩니다. 이를 통해서 하느님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게 제시되며,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궁극적인 희망이 주어집니다. 36장부터 39장까지는 히즈키야의 찬미가와 더불어 열왕기 하권의 내용이 다시 한 번 되풀이되는데 히즈키야의 찬미가는 하느님께서 유다의 남은 자들을 유배로부터 구원해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40장부터 55장까지는 제2 이사야로서 먼저 해방의 기쁜 소식이 선포되고, 예루살렘 재건과 구원의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제2 이사야는 바빌론 유배를 겪는 가운데 작성되어졌습니다. 약속의 땅이었던 가나안을 떠나 이집트에서 유배를 겪었던 것처럼 다시금 유배 생활을 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2 이사야서는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40,1)이라는 말씀과 함께 위로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먼저 40-48장은 해방의 기쁜 소식으로 바빌론의 멸망과 키루스의 승리가 전해지며 이를 통해 바빌론이 믿고 따랐던 신이 아닌 하느님만이 유일하신 주님이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49-55장에서는 예루살렘이 재건됨으로써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는 하느님의 통치가 이루어질 것임이 드러납니다. 여기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도성인 시온을 뜻함으로써 종말론적 구원의 장소를 예표합니다. 제2 이사야에서는 네 차례에 걸쳐서 ‘주님의 종’의 노래가 펼쳐지는데, 주님의 종의 겪는 고난이 지니는 대속적인 의미를 통해서 보편적 구원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종이 겪는 고난을 통해 이스라엘이 새 예루살렘을 이루게 되는데, 신약 성경의 저자들은 예수님을 이사야서가 말하고 있는 ‘주님의 종’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6-66장은 제3 이사야로서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교훈과 새 예루살렘을 향한 영광과 축복, 그리고 구원에 대한 환시와 심판이 등장합니다. 제3 이사야서에서 주목할 점은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하느님께 나아올 수 있다는 구원의 보편성입니다. 하느님의 심판과 구원 모두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넘어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미칠 것이며, 이를 통해 하느님이 온 세상의 참 하느님이심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는 구원의 질서를 지킴으로써 하느님께 충실한 남은 자들이 될 것에 대한 권고입니다.
이사야서를 둘러싼 중심 사건인 바빌론 유배 체험과 유배를 마치고 돌아와 예루살렘 공동체를 재건하는 일은 과거 이집트 유배에서 탈출해서 약속의 땅으로 들어갔던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사야서는 하느님 구원의 보편성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참 하느님이시며 유일하신 분으로서의 하느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있으며, 하느님께로 돌아온 사람들을 향한 구원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종에 대한 노래를 통해 이 인물이 과거 하느님과 선조들이 맺으신 계약을 쇄신하고 완결할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2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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