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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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6-06 | 조회수2,981 | 추천수0 | |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31.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오늘 부턴 제2 바오로 서간에 대해 공부하려 한다. 제2 바오로 서간이란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빌려서 쓴 편지들을 말한다. 이른바 가명(假名) 서간이다. 이처럼 바오로 사도의 영향력과 권위에 의지한 편지는 콜로새, 에페소, 티모테오전후서, 티토,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등 총 6편이다.
오늘은 가장 먼저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 대해 알아보자. 콜로새에는 당시 유다이즘과 영지주의가 만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지주의는 그리스도의 신성(영적인 측면)만 중요시하고 인성은 부정하는 이단 사상이다. 그리스도는 인성과 신성이 통합된 의미의 존재로 접근해야 하는데 초기 교회 당시에는 다양한 이단이 출몰했다. 이런 잘못들을 바로 잡으려는 의지를 우리는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볼 수 있다.
콜로새 서간 저자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주님이시고 그리스도께서 만물의 주재자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만물의 으뜸이신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편지를 시작한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 이십니다.”(콜로 1, 15)
여기서 그리스도는 거짓된 가르침들이 전하는 그런 그리스도가 아니라 온전히 인간이요, 신이신 그리스도다. 따라서 이분의 가르침은 거짓된 가르침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저자는 이처럼 완전한 신이며 동시에 인간인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그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콜로 1, 18)
교회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 몸에서 교회는 머리다. 지체인 우리는 그리스도와 한 몸이다. 머리를 떠난 손발이 있을 수 없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우리는 모두 하나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지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머리를 떠난다. 내 마음대로 한다. 그리스도를 떠나서 생활하는 것이다. 콜로새 서간 저자는 그리스도 중심의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떠난 교회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지체들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다음 대목을 읽어보자.
“이제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죽음을 통하여 그분의 육체로 여러분과 화해하시어, 여러분이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 그 복음은 하늘 아래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되었습니다.” (콜로 1, 22~23)
여기서 유대인의 선민사상과 이방인에 대한 차별사상이 극복된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상관이 없다. 이처럼 유대인의 선민사랑을 극복한 저자는 곧바로 영지주의로 화살을 돌린다.
“아무도 사람을 속이는 헛된 철학으로 여러분을 사로잡지 못하게 조심하십시오. 헛된 철학은 사람들의 전통과 이 세상의 정령들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콜로 2, 8~9)
영지주의의 주장처럼 그리스도는 신성만 지니신 분이 아니다. 우리도 이러한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다.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은 완전히 변화된 삶이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의 하이라이트가 ‘새로운 삶’이다.
그 새로운 삶은 과연 무엇일까.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 바로 그 답이 있다.
“이제는 분노, 격분, 악의, 중상, 또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수치스러운 말 따위는 모두 버리십시오. 여러분은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버리고, 새 인간을 입은 사람입니다.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 지식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 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콜로 3, 8~17 참조)
[가톨릭신문, 2007년 8월 19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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