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성찬 전례에서 사제들의 손동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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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0-29 | 조회수3,170 | 추천수0 | |
성찬 전례에서 사제들의 손동작
Q : 신부님들이 공동 집전할 때 보면, 성찬 전례에서 성체와 성혈을 축성할 때 모든 신부님들이 제대 쪽을 향해 오른손을 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손을 드는 이유는 무슨 의미를 띠고 있는가? 또 손의 모양들을 보면 모두가 서로 다른 모습들로 보인다. 어떤 분은 손바닥이 위로, 누구는 손등이, 또 어떤 분은 중간쯤 세워서 드는 분도 있다. 손 모양의 어떤 통일된 동작에 대한 규정은 없는가?
A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사제들이 홀로 드리던 미사를 공동 집전할 수 있게 마련하였다. 그것이 전례의 본래 정신인 '공동체적 거행'에 더욱 적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 생활을 하거나 공동으로 어떤 사목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 각기 미사를 드린다면, 누가 드리는 미사에는 참여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공동 집전은 교회 예배에서 공동체 모습을 잘 나타내주는 전례가 된다. 특히 주교가 주례하는 주교 중심의 공동 집전, 예컨대 성유 축성 미사나 사제 서품식, 성직자 장례 미사 등 주교님이 주례하시고 그 주위에 교구 사제단이 함께 하는 미사 전례야말로 교회 공동체의 일치된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전례라고 할 수 있다. 교구장이신 주교님이 교회 일치의 표상이고 중심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공동 집전으로 드리는 미사에서 사제들은 성체 설정 때, 오른손을 펴서 예물을 가리킨다. 그것은 의미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축성하는 때이며, 모든 사제들이 여기에 동참하는 의미로 오른손을 펼쳐서 예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사제들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축성하는 권한을 받았다. 곧 성체성사를 이룰 자격을 갖추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사제들은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순간에 오른손을 펼쳐 예물을 가리킨다. 오른손을 드는 동작은 모두 세 번을 하는데, ① 예물 위에 성령이 임하시어 축성하시기를 기원하는 '성령 청원'에서, ② 성체가 설정되는 그 말마디에서, ③ 성혈이 이루어지는 그 말마디에서 각각 손을 든다.
그런데 손을 드는 모양은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이 없다. 미사 전례서의 지침말(rubrica)에는 지시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례의 동작에 여러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예컨대 향을 칠 때 어느 방향으로 몇 번을 어느 정도 어떤 모양으로 향을 쳐야 하는 지에 대한 규정을 세워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습적으로 그런 경우에는 그런 모양으로 행한다는 정도의 이해가 있을 뿐이다. 공동으로 집전하는 사제들이 들게 되는 손 모양에도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은 없다. 다만 '오른손을 편다' 라고만 되어 있다. 그렇지만 공의회 이전의 관습은 없다. 공의회 이전에는 그렇게 공동 집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습에 따라 규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다음의 이유로 규정지을 수는 있을 것이다. ① 가장 큰 이유는 공동 집전 사제들이 오른손을 펼쳐드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데서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오른손을 펴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성체설정이며, '성령강림의 청원'이 가장 크고, 또 성체와 성혈의 설정에서도 비록 '기념'의 의미(예수님의 말마디를 되풀이하는 것)가 있지만, 역시 같은 의미로 성령 청원을 의미하기에 동일한 모습으로 손바닥이 아래로 가도록 펼치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학자들 사이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지 의견일 뿐이라고 해서 너는 저렇게, 나는 이렇게 서로 다르게 전례 동작을 취하는 것도 보기가 좋지는 않을 것이다. ② 그래서 합의에 의한 통일은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다. 공동체가 보기에 통일된 모습이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부분의 교구에서는 첫째의 이유로 인해 세 번의 경우 모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도록 통일시키는 경향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에도 공동 집전 사제들은 '성령 강림의 청원'의 의미를 더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아예 노골적으로 양손을 펴서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도록 예물을 가리키는 경우들을 본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근래의 주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들도 세 번의 경우 모두를 같은 모습으로(손바닥이 아래를 향하도록) 통일시키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주례자가 처음 성령 청원을 할 때, 두 손을 펼쳐 예물 위에 덮은 채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한 다음에, 두 손을 모은 다음 계속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 피가 되게 하소서." 하면서 십자표를 예물 위에 긋는다. 그런데 공동 집전 사제들은 이 말들을 다 끝낼 때까지 오른손을 들고 있어야 한다. 간혹 주례자가 십자표를 긋기 위해 두 손을 모으는 것을 보고, 다른 사제들도 들고 있던 오른손을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것이다. 성령 청원의 말마디는 "... 되게 하소서." 라는 말을 다 마쳐야 제대로 그 문장이 다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손을 드는 순간과 내리는 순간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전례생활, 제3호(2001년 9월 1일), 나기정 다니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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