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의 구조: 성찬 전례 - 예물 준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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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1-09 | 조회수3,745 | 추천수0 | |
미사의 구조 : 성찬 전례 (1)
성찬 전례는 라틴어 원문 그대로 감사 전례(Liturgia eucharistica)이며, 이 전례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구원사업을 기념하면서 성부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공동체 자신을 그리스도와 함께 성부께 봉헌한다.
성찬 전례는 미사의 핵심부분으로 그 기원은 최후만찬 때에 예수님께서 빵과 잔에 대해 하신 말씀과 행위이다. 그러므로 성찬례는 최후만찬의 3가지 기본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미사 전례는 말씀의 의식으로 끝나지 않고 말씀 전례에서 자연적으로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로 이어진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는 말이나 생각만으로 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은 어떠한 행동을 통해 나타내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감정, 찬미의 노래, 봉헌의 마음을 표현하고, 하느님은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고 인자하신 분인가를 신앙으로 선언하며,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는 그러한 감정에서 성찬 전례는 저절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예물 준비
초세기의 예물 준비는 유스티노의 "호교론I(Apologia I)"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교우들이 빵과 포도주와 물을 가져오면 부제가 받아서 사제에게 주고, 사제는 그것을 제대에 놓고 바로 감사기도로 들어갔다.
4세기 무렵부터는 교우들이 증가하면서 예물이 다양해지고 예물봉헌 행렬도 길어지게 되어, 긴 행렬 동안 가만히 있기 보다는 예물 봉헌에 알맞은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바치기 시작하였다.
중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예물은 기름, 초, 기타 자선 예물 등으로 더욱 다양해졌고, 11세기 이후에는 화폐제도가 발달하면서 예물 봉헌이 헌금으로 대체되어 간편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예물 봉헌을 제물 봉헌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자연적 심리에다 미사의 제사적 의미를 강조하는 신학자들에 의해 예물 준비가 제물 봉헌 행사로 인식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17세기에 이르러서는 교우들의 예물 자체가 제물, 제사 형식이 되고 명칭 조차도 '봉헌 예식'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러나 교회가 미사 중에 봉헌하는 본 제물은 교우들이 바치는 빵과 포도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며, 이 제물은 감사기도 중에 십자가의 제물로 축성되어 봉헌된다. 따라서 이 예식의 명칭은 '예물 준비'이지 '제물 봉헌'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미사 통상문 예규(rubrica)에서는 사제가 성작과 성반을 "봉헌하면서"라고 하지 않고 "조금 높이 들고 예물 준비 기도를 바친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전례에서는 복잡해진 예식을 단순화하고, 그 의미도 성찬 식탁을 차리고 예물을 준비하는 본래 의미로 되돌려 오해의 소지를 없앴다.
예물 준비 예식은 예물 준비 성가, 예물 봉헌 행렬, 빵과 포도주를 제대에 바치고 준비하는 일, 사제의 손을 씻음, 예물 기도로 구성된다.
사제는 교우들이 운반한 예물(빵과 포도주)을 받아 제대 위에 정중하게 놓고 "온 누리의 주 하느님…" 하는 기도를 바친다. 빵과 포도주로 하는 이 기도문은 우리가 하느님께 바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때 빵과 포도주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연의 혜택만을 의미하지 않고, 우리의 사소한 노동과 희생, 인간적인 허약이나 부족한 점까지도 포함한 우리 자신 전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전체를 상징한다.
그 다음 사제는 정결의 기도를 바치고 봉헌하는 마음을 깨끗이 하는 상징으로써 손을 씻는다. 이어 사제는 교우들을 향해 지금 바치는 이 제사가 하느님께 의합한 제사가 되도록 하자는 기도에로 초대를 하고 교우들의 화답이 있은 후, 예물 준비를 종합 · 마감하며 동시에 곧 있을 성찬 전례를 준비하는 '예물기도'를 바친다.
[가톨릭신문, 2004년 6월 6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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