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 이야기19: 제대 준비1 - 생명의 양식, 구원의 음료 준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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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0-01-06 | 조회수2,467 | 추천수0 | |
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19) 제대 준비 (1) : 생명의 양식, 구원의 음료 준비
회중의 봉헌 예절이 끝나면 복사는 성찬례를 위해 즉 회중이 봉헌하는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려고 제대를 준비한다. 일선 본당에서는 미사 때 말씀 전례가 끝난 후 따로 제대를 준비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있지만, 사제 서품식과 같은 큰 미사에서는 분리해서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회중에게서 받은 빵과 포도주가 제대 위에 놓이고 사제는 예물을 위해 준비기도를 한다.
1) 사제는 제대에 가서 빵이 담긴 성반을 조금 들어 올리고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하고 기도하는데, 미사에 참여해 성체를 받아 모시게 되는 이들에게 회중이 봉헌한 빵이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생명의 양식은 현세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현실적이고 필수적이다. 성변화를 통해 빵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하면 그 성체를 받아 모시는 이들에게 현재를 위한 은총의 선물이 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2) 빵을 위한 기도가 끝난 후 부제나 사제는 포도주가 담긴 성작에 물을 조금 따르면서 기도한다. 성작에 물을 섞는 예식은, 날씨가 더운 당시 중근동 지방에서 목동들이 식사 때 많은 양의 포도주를 섭취해 취하는 것을 방지하고, 포도주를 빵과 함께 먹을 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포도주 그대로를 마시지 않고 물을 섞는 풍습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성찬례에서 물을 섞는 상징적 의미는 유다인들의 전통적 생활에 들어 있는 의미보다 신학적으로 재해석된다.
가) 그리스도의 늑방(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물(요한 19,34)을 암시하고, 여기서 교회와 성사들이 탄생했음을 상징한다.
나) 포도주와 물은 그리스도 안에서 신적 본성과 인간적 본성을 상징으로 나타낸다.
다) 현 기도문의 신학적 해석은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간인 신자 공동체의 결합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미 섞인 물과 포도주가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신자 공동체가 그리스도와 하나의 공동체로 결합됐으니 다시 분리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3) 사제는 성작을 조금 들어 올리며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이 술을 주님께 바치오니 구원의 음료가 되게 하소서"하고 기도하는데, 이때 술은 미사에 참여해 성혈을 받아 모시는 이들에게 구원의 음료가 되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종말론적 의미에서 구원의 음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예물 준비기도는 이 예물이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현재와 미래를 위해 은혜로운 선물이 되어주기를 간청하는 시간이다. 대축일 미사나 주교님과 함께 하는 미사인 경우 제대와 예물을 향해 향을 피우곤 한다.
예물 준비기도가 끝난 후 사제는 제대 한쪽으로 가서 손을 씻으며 조용히 "주님,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하고 기도한다. 이 손 씻는 예식은 정화 의미를 갖기에 불편하다고 해서 혹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생략해서는 안 된다. 주례 사제는 회중을 대표해서 정화 예식을 거행하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09년 12월 13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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