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강론] <성모 승천 대축일 본문+해설+묵상>-김수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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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강복 | 작성일2010-08-11 | 조회수2,133 | 추천수0 | |
성모 승천 대축일
제1독서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둔 여인>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1,19ㄱ; 12,1-6ㄱ.10ㄱㄴ 19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났습니다. 12,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 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5(44),10.11.12.16(◎ 10ㄴ) ◎ 왕비는 오피르의 황금으로 단장하고 임금님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 제왕의 딸들이 임금님의 사랑을 받는 여인들 사이에 있으며, 왕비는 오피르의 황금으로 단장하고 임금님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 ○ 들어라, 딸아, 보고 네 귀를 기울여라. 네 백성과 네 아버지 집안을 잊어버려라. ◎ ○ 임금님이 너의 아름다움을 열망하시리니, 그분께서 너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로다. 그분 앞에 엎드려라. ◎ ○ 기쁨과 즐거움으로 인도되어, 그들은 왕궁으로 들어가도다. ◎
제2독서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20-27ㄱ 형제 여러분, 20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23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24 그러고는 종말입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실 것입니다. 25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26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27 사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환호송
◎ 알렐루야. ○ 성모 마리아께서 하늘로 올림을 받으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도다. ◎ 알렐루야.
복음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56 39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영성체송
루카 1,48-49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음이로다.
해설과 묵상
제1독서(묵시 11,19ㄱ; 12,1.3-6ㄱ.10ㄷ) 해설 <태양을 입고 달을 밟은 여인>
신비스럽기만 한 이 구절이 말하려고 하는 뜻은 뚜렷하지가 못하여, 지금까지도 갖가지로 구구하게 해석을 내리고 있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두 말할 것 없이 메시아다. 12,5에서 그리고 태어난 아기에게 메시아에 관하여 노래하는 시 12, 5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메시아에 관하여 노래하는 시 2,9를 적용하는 것을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고, 또 태어난 아기가 하느님의 옥좌로 들려 올라갔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10절). 그렇지만 그 여인은 과연 누구를 가리키는가? 주로 세 가지 설명이 있다. 첫째, 그 여인은 메시아가 태어난 옛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킨다는 설명이 있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은 메시아가 출현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참조. 이사 66,7). 둘째, 그 여인은 믿는 사람들의 어머니인 새 이스라엘 백성인 교회를 가리킨다는 설명이 있다. 12,17에서, 그 여인의 남은 자손들이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을 위해서 증언하는 일에 충성스럽다고 한 말을 미루어 보아서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그 여인은 바로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라는 설명이 있다. 이상 세 가지 설명을 가지고 이것이다 저것이다 다툴 필요가 별로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시온의 딸이며,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믿음에 충실하고 순종 잘 하던 옛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남은 사람들’의 공동체, 메시아가 출생한 그 공동체의 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리아는 또한 믿는 사람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예수님을 입증하기 위해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품고서 고통을 달게 받는 사람들의 공동체인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의 뛰어난 귀감이기 때문이다.
화답송(시편 45[44],10.11.12.16[◎ 10ㄴ]) 해설 <왕비는 오피르의 황금으로 단장하고 임금님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이 시편에서 임금은 메시아를 가리키고, 왕후는 이스라엘 백성 또는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인 교회를 가리킨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옛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충실한 남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대표하고,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생활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인 참된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메시아이신 그리스도의 신부는 당신을 따라 당신처럼 사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공동체를 남편이 아내를 위해 주듯 사랑하신다.
제2독서(1고린 15,20-27ㄱ) 해설 <먼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고, 그 다음에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리라>
모든 사람은 빠짐없이 죽음에 얽매여 있으며, 오직 부활을 통해서만 죽지 않는 상태에 도달할 수가 있다. 과연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사슬을 끊고 죽었다가 살아난 첫 사람이 되셨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서 재림 때까지 자기네 부활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생명을 주는 분이시며, 생명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인류 안에 들어왔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까지 포함한 모든 원수를 당신 발아래 무릎 꿇릴 것이며, 그 다음에는 당신 자신까지 하느님께 굴복하실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께서 만물을 지배하시게 될 때 비로소 구세사가 완결되어 하느님께서 ‘만물 안에서 모든 것(전체)’이 되실 것이다.
복음(루카 1,39-56) 해설 <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으니 보잘것없는 이들을 들어 높이셨다>
오늘 복음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부분에서는 임신한 두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받은 큰 은총을 알아보고 축하한다. 둘째 부분에서는 마리아가 노래 부른 찬미가가 나온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동시에 그 태중에 든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만남이기도 했다. 마리아가 노래 부른 찬미가는 하느님은 과연 강력하고 거룩하고 자비로운 하느님이시라고 외치는 탄성이다. 하느님께서는 비천하고 가련하고 보잘것없고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돌보고 편드는 하느님이시라고 외치는 탄성이다 마음이 교만한 자와 능력 있고 세력 있다고 뽐내는 자와 다른 사람들이야 아랑곳 않고 자기네만 많이 소유하고 푸짐하게 소비하는 부자들을 하느님께서는 받아들이시지 않는다. 하느님의 능력과 자비는 힘없고 천대받는 많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드러난다. 하느님께서 인류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시는 구원의 역사가 실현되어가는 현장은, 바로 고달프고 서러운 많고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 자녀라는 자기네 고귀한 인간 품위를 깨우쳐 주시는 자비로운 은총이 내려지는 그 자리이다. 주님께서 여종 마리아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듯이, 힘없고 천대받는 사람들을 깨우치고 살맛나게 하실 것이다.
묵상 <마리아는 우리와 똑같은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다>
마리아도 여느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한 가정의 소박한 어머니였다.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는 하느님께 자기 생명과 온 생애를 바쳐 온전하게 순응하였으며, 하느님과 생명의 친교를 온전하게 누렸다. 마리아는 모든 어머니들이 닮아야 할 표양이요 모범이며 귀감이다. 마리아는 단순히 예수님을 낳았다는 사실로 인하여 예수님의 어머니라기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명심하고 누구보다 착실하게 실천하였기 때문에 예수님의 어머니이다. 마리아는 참된 믿음과 참된 겸허함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어머니로 선택받았다. 이스라엘 백성이 지나쳐온 역사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하느님이 전능하심을 누구보다 철석같이 믿고 메시아를 기다리던 마리아였기에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라는 초대에 순순히 응할 수 있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온갖 인간적 가능성을 뛰어넘는 사실이라도 주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믿고 순응하는 마리아의 마음은 끝없이 순수하고 비어 있고 깨끗했다. 오늘 읽은 묵시록에 의한 제1독서는 우리에게 인류 역사 안에 들어온 결정적인 사건을 꿰뚫어 보게 해 준다. 이제 마리아의 모태는 새로운 계약의 궤가 된다. 주님께서 마리아의 모태를 당신 외아들이 거처할 성전으로 삼으신다. 마리아의 모태와 마리아의 사랑은 만물을 당신 안에서 회복하실 분의 생명을 태어나게 하고 보호할 사명을 띤다. 실상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처지와 조건을 가진 가장 순수한 사람이 되어 가장 완벽한 사람다운 삶을 살고 마침으로써 죄악에 대한 승리를 거두고, 세상의 죄악을 쳐부수고, 사람 개개인 마음속에 도사린 악과 인류 사회 구조 속에 도사린 악을 무력하게 하셨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죄악과 죽음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며, 구원과 해방의 길이 열렸다. 우리가 옛 사람 아담의 거만한 자기과시욕, 진실을 거역하려는 경향을 벗어나고 이겨 낼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자신과 자기 생명을 온전히 내어던지고 바친 마리아는 하느님의 눈에 곱게 보이고 크게 보이고, 그래서 마리아에게 주님께서 참된 영광을 받게 해 주셨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초대하시는 목적도 자기 자신과 자기 생명을 하느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하여 깡그리 바치라는 데 있다. 그런 사람에게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와 마찬가지로 자기 이름 날리는 거짓 영광이 아닌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는 참된 영광을 나누어 받게 하실 것이다. 성모 승천은 그 같은 참된 영광을 우리에게 일깨우고 안겨 주기 위한 축일이다.
<세상의 눈에 띄어야 할 우리의 본모습>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예수님과 마리아의 신비와 운명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자부하거나 남에게 자랑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그러한 사실을 구체적인 생활로 증명하고, 세상 사람들 앞에 우리 본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 마리아처럼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는 일, 그리스도의 백성 가운데 한 사람이 되는 일은 우리의 마음씨와 살아가는 목적과 방향과 생활 태도를 철저하게 바꾸어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하여 사람들이 우리를 볼 때에 과연 그리스도처럼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마리아가 부른 찬미가를 우리도 감동 깊게 부를 수 있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이끌어 가시는 진정한 구원과 해방의 역사는 결코 똑똑한 척, 지도자인 척 인정을 받고 족보에 남고 싶어 하는 그런 부류의 몇몇 사람들에 의하여 이루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온갖 들풀, 들꽃처럼 이름 없이 얼크러져 견디며 살아가는, 마음 착하고 정 많은 마리아 같은 작고 보잘것없고 비천하고 가난하고 배고프고 수고하고 힘겹게 일하면서 묵묵히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물결에 의하여 장엄하게 실현되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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