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성탄]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2) 대림시기의 전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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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12-08 | 조회수5,326 | 추천수0 | |
[대림 기획]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2) 대림시기의 전례 아기 예수 탄생 기다리는 보속과 속죄의 시기
- 라파엘로 산치오의 예언자 이사야.
전례는 행위로 드러내는 기도이며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의 기도이다. 신앙을 일깨워주는 전례는 ‘신앙의 해’를 맞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 제정 자의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 9항에서 전례를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라고 강조하고 “신앙의 해는 전례, 특히 성찬례를 통한 신앙의 경축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대림시기를 통해 새로운 전례주년을 시작한다. 교회에 있어서 새해는 바로 대림시기다. 대림시기의 전례를 이해하고 전례에 참여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신앙의 해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전례의 구조
4주간으로 이뤄진 대림시기는 두 단계로 나뉜다. 첫째는 대림 첫 주부터 12월 16일까지이고 둘째 단계는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다. 첫째 단계에서는 종말에 대한 기다림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도래를 기다리도록 신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둘째 단계에서는 예수 탄생을 기다리는 직접적인 성탄 준비에 관해 이야기한다. 매주의 전례도 이런 흐름에 따라 깨어 기다림, 회개, 주님의 오심을 기뻐함, 탄생예고의 순으로 진행된다.
대림시기는 사순시기와 같이 엄숙하게 지켜지기는 하지만 사순시기보다는 덜 엄격하다. 따라서 사순시기와 같이 단식을 지키지는 않지만 축제 거행 등은 금지된다.
또한 대림시기의 주일들은 주님의 축일과 모든 대축일에 우선한다. 만약 대축일이 주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토요일에 미리 경축한다.
복음과 독서
대림시기 각 주의 주제는 복음을 읽으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대림 제1주일은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라며 세상을 구원하러 오실 구세주를 깨어서 기다릴 것을 이야기한다.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들려주는 대림 제2주일은 구세주 오심을 준비하면서 신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한다.
대림 제3주일에 세례자 요한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루카 3,15) 면서 구세주의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기뻐하라고 가르친다.
- 대림시기의 사제는 미사 집전 시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를 입으며 미사 중 성가반주 이외에는 오르간과 다른 악기들을 연주할 수 없다.
요셉에게 한 예고(가해), 마리아에게 한 예고(나해),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다해)을 이야기하는 대림 제4주일은 우리가 기다려온 분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며 그 탄생을 예고한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대림시기에 이사야 예언서를 읽는다. 이사야서는 다른 예언서들보다 큰 희망이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주 어렵고도 결정적인 상황에 빠졌을 때 위로하며 희망을 보여준다. 대림시기에 독서를 통해 읽는 이사야서의 내용은 이사야서 중에서도 의미 있는 부분들로 이 내용은 모든 시대의 사람들에게 영원한 희망을 선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 주일에 읽는 사도들의 서한은 예언들이 예수 안에서 어떻게 완성됐는지를 보여준다.
미사전례
대림시기의 복음 및 독서, 화답송, 알렐루야 등은 가해, 나해, 다해에 걸쳐 조금씩 다르지만 고유의 미사 기도문과 본기도, 봉헌기도, 영성체후 기도 등은 같은 기도문을 사용한다. 대림시기의 기도문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주님과 영광 속에 다시 오시는 주님의 재림에 관한 두 가지 주제가 담겨있다. 또한 예고 주일인 대림 제4주일은 “주님, 성령의 힘으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성자를 잉태하시게 하셨으니, 제대 위의 이 예물도 성령의 힘으로 거룩하게 하소서”라고 봉헌기도를 하는 등 대림시기의 마지막 주간에는 미사의 기도 안에서 자주 동정녀 마리아에 대해 환기시킨다.
성탄을 기다리는 보속과 속죄의 시기인 대림시기에는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사제도 미사 집전 시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를 입으며 미사 중 성가반주 이외에는 오르간과 다른 악기들을 연주할 수 없다.
[대림 기획]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 대림환 가정에서 대림시기 의미 되새기며 기도를
대림시기 전례의 장식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대림환이다.
사실 대림환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대림환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개신교 선교사인 요한 비허른(J.H.Wichern)으로 1833년 함부르크에서 무의탁 청소년들을 위해 대림시기 동안 촛불을 켜놓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요한 비허른은 1860년대에 대림시기에 사용하는 초를 전나무가지로 푸른 환 형태로 만들면서 현재의 대림환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갔다. 이후 대림환의 풍속은 급속히 전파돼 독일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림환이 교회의 전례에 소개된 것은 1977년 독일의 축복예식서(Benediktionale)로 대림환의 강복에 대한 예식이 담겨있다.
4개의 초와 둥근 사철나무 가지로 구성된 대림환은 다양한 상징을 담고 있다.
먼저 4개의 초는 구약의 4000년과 대림시기의 4주간을 의미한다. 보라색, 연보라색, 분홍색, 흰색의 4가지 초로 구성된 대림초는 대림주간이 지남에 따라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의 순으로 촛불을 밝혀 나간다. 이는 성탄시기의 절정인 빛을 향해 단계적으로 밝아지는 광명을 나타낸다. 또한 대림초의 주변을 둥글게 감싸는 나뭇가지는 푸른 사철나무의 가지를 이용하는데 푸른 나뭇가지는 생명을, 둥근 모습은 승리와 시작도 끝도 없으신 하느님을 의미한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야 9,1)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처럼 대림환은 구원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면서 정의의 태양이 솟아오르기까지 긴 밤을 점차 밝히는 예언의 빛을 상징한다.
대림환의 온상은 바로 가정이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원칙과 지침」은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초록색 잎들로 엮은 환 위에 4개의 초를 꽂아두는 것은 대림시기의 상징’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사 중 제대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대림시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도할 때 대림환은 그 참된 의미를 살리는 것이 된다.
[가톨릭신문, 2012년 12월 9일, 이승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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