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거룩한 표징: 새 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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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10-08 | 조회수3,477 | 추천수0 | |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새 옷 (1)
“옷이 날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사람들이 화려한 옷과 장식으로 본래 자신보다 더 대단해 보이도록 하는 데 성공한 경험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옷이 항상 사람들에게 자신을 숨길 수 있는 가면이 되어 주지는 않습니다. 옷은 일반적으로 육체적이고 영적인 품위를 보존하는 데 필요한 제2의 피부입니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옷을 벗어 자신의 존엄을 손상시키고 싶어하는 충동은 사회적 병리 현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에서 이러한 충동에 희생되셨습니다. 십자가의 길 중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라는 말씀이 이 희생을 연상케 합니다.
또한 옷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의 정당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손수 옷을 만들기도 하고, 유행하는 옷에서 자기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화려한 색깔과 특이한 관점에서 상상력이 넘치는 옷을 입으면서, 옷이 지니고 있는 상상력과 창조력의 표현임을 입증합니다.
끝으로 선물받은 옷도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느님의 은총을 종종 옷에 비유하여 말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갈라 3,27)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그러므로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콜로 3,12)라고도 말하였습니다. [2013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새 옷 (2)
성경에서 새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새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약의 예언서 즈카르야서는 하느님의 천사가 시종들에게 대사제의 더러운 옷을 벗기라고 명령하면서 “보아라, 나는 너에게서 네 허물을 치워 버렸다. 나는 너에게 예복을 입혀 주겠다.”(즈카 3,4)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묵시록에서 예언자는 하느님 곁에서 완전해진 성도들을 봅니다. “그들은,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야자나무가지를 들고서 어좌 앞에 또 어린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습니다.’”(묵시 7, 9.14)
교회에서 옷은 허영의 상징이 아닙니다. 의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부제, 사제 주교의 복장은 물론 수도자들의 복장에도 적용됩니다. 러시아의 작가 니콜라이 고골(Nikolaj Gogol)이 편집한 동방 교회 전례에 관한 해설은 “부제와 사제는 …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분리되기 위해서도 사제복을 입는다. 또한 세상의 사치스런 근심에 전혀 물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수행해야 할 직무가 간직하고 있는 고결함을 생각하기 위해서 사제복을 입는다.”라고 진술합니다.
세례복, 혼례 예식을 위한 신부복, 미사제의, 수도복, 수의는 선사받고 받아들여짐의 위엄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표징을 망각하거나 없애버린다면 삶이 가져다주는 높이와 깊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2013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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