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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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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09 조회수11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7/8일) : 연중 제 14주간 화요일

* 제1독서 : 호세 8, 4-7. 11-13

* 복음 : 마태 9, 32-38

32 그들이 나간 뒤에 사람들이 마귀 들려 말 못하는 사람 하나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마귀가 쫓겨나자 말못하는 이가 말을 하였다. 그러자 군중은 놀라워하며,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고 말하였다. 34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였다.

35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36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38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 오늘의 강론 :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마태오복음사가는 5~7장의 산상설교에 이어, 8~9장에서 10개의 기적 이야기를 모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 마지막 이야기로 ‘마귀 들려 말 못하는 이를 치유하신 이야기’와 ‘추수할 일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 못한 이를 치유하신 다음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착한 목자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음”을 놓치지 않으십니다. 상한 갈대를 그냥 둘 수 없는 당신의 마음입니다. 꺼져가는 불씨를 보고 마음이 상해서 못 견디시는 마음입니다. 가만 두고는 차마 못 베기는 사랑이십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온몸으로 몸서리치게 겪고 있으면서도 놓쳐버리지는 말아야할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랑에 안달이 나신 그분을 만나야 할 일입니다. 그 길은 바로 내 형제, 내 이웃에게서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음”을 놓치지 않는 일입니다. 그를 못 본 척 하지 않고, 모른 척 하지 않는 일입니다. 무관심하지 않는 일입니다.

사실, 그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우리 중에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함은 우리가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달리는 이들”, 힘이 없어 시달리고, 가진 게 없어서 시달리고, 무능해서 시달리고, 고통과 슬픔, 질병과 가난, 근심과 절망에 시달리는 바로 내 형제 내 이웃의 모습입니다. “기가 꺾여있는 이들”, 인정해주지 않아서 고용해주지 않아서 거리에서 집에도 못 들어가는 기 꺾인 이들, 돈이 없어 자녀들에게도 기 꺾여 사는 이들, 고국을 떠나와 이방인이 되어 기가 꺾여 살아가는 바로 내 형제 내 이웃의 모습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 데 일꾼은 적다.”(마태 9,38)

어쩌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꾼이 적어서가 아니라, 일꾼들이 제 할 일을 안 하는 데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느 날, 한 수도자가 벌거벗고 굶주린 채로 길거리에서 벌벌 떨고 있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그는 화가 치밀어서 하느님을 성토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왜 두고만 보십니까? 왜 아무 것도 안 하시는 겁니까?” 하느님께서는 한동안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불현듯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아무 것도 안 했다니, 너를 만들었지 않았느냐!”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만드시어 우리 안에 이미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넣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굶주린 소녀,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는 이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로 우리가 일꾼임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수확할 밭의 일꾼으로 저를 보내셨습니다.

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절망과 슬픔에 기가 꺾인 이들 가운데 바람막이로 보내셨습니다.

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에 제 마음을 심으소서.

제 마음이 그들을 어루만지게 하소서. 아멘.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주님!

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

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시고,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시고,

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기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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