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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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7-09 | 조회수94 | 추천수1 | 반대(1) 신고 |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마태 9,32-38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오늘 복음에서는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시선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군중의 시선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마귀 들린 이를 해방시키시어 그에게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을 돌려주시는 모습을 보고,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하지요. 번지르르한 말만 앞세우면서 사람들에게 종교적 의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는 종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말씀하신 그대로 행동하시며, 당신 말씀을 곧 현실로 이루시는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자신들이 그토록 고대해온 메시아의 모습을 알아보고 기뻐하며 한껏 고무된 겁니다. 곧 다가올 하느님의 구원을 자기들 눈으로 미리 확인했으니 흥분하는게 당연하지요.
두번째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바리사이들의 시선입니다. 그들은 군중들과 똑같은 장면을 목격했으면서도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며 예수님을 모함하고 비난합니다. 그들 눈에는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가 아니라, 자기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눈엣가시’, 자기들 손에 쥔 부와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경쟁자’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삐딱한 자세로 팔짱을 낀 채 예수님의 말과 행동에서 뭐 책잡을 게 없는지, 시비를 걸고 문제 삼을 건 없는지만 확인하려고 든 겁니다. 군중들이 예수님을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면, 이들은 예수님을 ‘경계’하는 눈으로 바라본 것이지요. 마음 속에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면 상대의 고통이 먼저 보이고, 욕심의 눈으로 보면 상대의 잘못이 먼저 보이는 법입니다.
세번째는 당신을 따르는 군중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시선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생명의 길, 참된 행복의 길로 이끌고자 하시는 착한 목자시기에,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있는’ 군중들의 모습을 안쓰러워 하십니다. 상대방의 딱한 처지를 가엾이 여기며 자기 일처럼 아파하는 마음 그것이 바로 우리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이지요. 그분은 저마다 아프고 힘든 사연을, 감당하기 버거운 십자가를 짊어진 채 나름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당신 뒤를 따르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인간적인 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해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분노하시기보다 그저 안타까워 하시며 ‘어떻게 하면 바로잡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채워줄 수 있을까?’만 생각하시는 겁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세가지 시선을 두루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나를 먼저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인지 예수님이 지니신 연민과 공감의 시선이나, 군중들이 지닌 경외와 희망의 시선보다는 바리사이들이 지닌 경계와 비난의 시선으로 다른 이들을 바라보게 될 때가 많지요. 하지만 주님을 따르는 제자라면 그분의 마음과 시선을 닮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시선이 바리사이들처럼 욕심으로 왜곡되지 않고 경외의 시선으로 주님을 그리고 삶을 바라볼 수 있기를, 또한 사랑과 자비의 시선으로 이웃 형제 자매를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청해야겠습니다. 그 시선을 통해 삶 속에서 더 큰 기쁨과 행복들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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