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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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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10 조회수318 추천수9 반대(1)

교구사제모임 프로그램 중에 성극 다니엘이 있었습니다. 동부에 사는 신부님들은 이미 성극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루레이 동굴관람이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동부에서 온 신부님 7명이 동굴 관광에 다녀왔습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아름다운 동굴이었습니다. 동굴도 인상적이지만 제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희를 안내해 준 기사 겸 가이드 분이었습니다. 열심한 개신교 신자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목사님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동굴까지 2시간 정도 거리였습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저는 목사님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사제들의 안식년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안식년을 지내는 동안 비용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2018년에 안식년을 했으니 사제생활 27년 만에 했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안식년은 7년에 한번 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안식년 계획서를 제출하면, 기본적인 생활비는 교구에서 지원한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그것에 대해서도 좋은 제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목사님이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불교에는 이판과 사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판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참선을 통해서 깨달음의 길을 찾는다고 합니다. 사판 스님은 불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찰의 운영과 행정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때로 사판의 스님들 중에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판 스님들이 있기에 불교는 사부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톨릭에도 수도 사제와 교구 사제가 있다는 걸 이야기했습니다. 수도회의 깊은 영성이 있기에 일부 사제와 교회가 물의를 일으킬지라도 가톨릭은 2,0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불교에도 있고, 가톨릭에도 있는 이판의 치열한 정진과 수도회의 깊은 영성이 부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2006년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냐시오 영신수련 40일 피정을 했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영신수련에는 목사님도 함께 했었습니다. 교회 다니는 분도 함께 했습니다. 저는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좋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법정 스님이 명동성당에서 대림특강을 했던 이야기도 했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길상사 개원식에 축하 인사를 했던 이야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신분제도가 있었고, 정보가 소수에게 독점되어 있었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구분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치권력에 의해서 종교가 정해지기도 했습니다. 특정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탄압하기도 했고,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전쟁도 있었습니다. 종교가 권력에 편승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종교라는 제도는 있지만, 종교가 지니는 보편적인 사랑과 공동선을 위한 연대가 무력해진 적도 있습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으로 우리는 검색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40억 명 이상의 인구가 매일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종교만이 최고이며, 최선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민주화된 시대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사는 시대에 무엇이 희망을 주고, 무엇이 위로를 주며, 무엇이 용기를 줄 수 있을까요? 내가 원하는 것을 그만큼 남에게 해 줄 수 있는 황금률을 지키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잠시 머물다 가는 지구의 환경과 생명을 위해 함께 연대하는 겁니다. 적자생존, 양육강식, 승자독식이라는 을 벗어버리고, 홍익인간, 인내천, 자비와 사랑이라는 을 입어야 합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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