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신부님_때로 우리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느낌일 때도!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연중 제16주일] 오늘의 묵상 (김재덕 베드로 신부)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0 조회수82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 개인적으로 참 감개무량한 날입니다. 노인들만 수두룩한 이 시골에 꽃 같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여름 신앙학교를 시작하는 날이기에 그렀습니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는 형제들의 얼굴에는 다들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제가 이곳 피정 센터에 도착했을 때, 막 펜데믹이 시작되었습니다. 집합 금지 명령으로 인해 잡혀있던 모든 피정 계획이 100퍼센트 취소되었습니다.

 

참으로 막막했었습니다. 공동체에 월급받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매월 나오는 기본 전기세는 엄청나고,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다른 피정 센터나 수련원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윗선에서는 진지하게 폐업과 매각까지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주님께서 저희에게 크신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기도와 고민 중에 방법을 알려주시더군요. 딱 한 말씀 던져주셨습니다. “애야, 피정이나 수련회를 꼭 큰 규모로만 할 필요가 있겠느냐?”

 

저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하며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개인 및 소규모 피정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딱 한 명 오셨습니다. 친절히 봉사했더니 다음에는 두 명이 오셨습니다. 그 다음에는 세 명, 네 명. 네 명까지만 가능하니, 여기 네 명, 저기 네 명, 저 건너편에 네 명...

 

그 어려운 펜데믹 기간에도 피정 센터는 잘 돌아갔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 자비와 은총 덕분이라고 확신합니다. 때로 주님께서 한쪽 문을 닫으시지만, 찬찬히 사방을 둘러보면 슬그머니 다른 문 하나를 열어주신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주님은 언제나 너그럽고 인자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그릇된 길을 간다 할지라도 항상 인내하십니다. 때로 우리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느낌일 때도 그분께서는 늘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고 보살펴주심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 주님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이토록 우리에게 큰 인내와 자비를 베푸시는데, 우리는 이웃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회심과 새 생활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시는 주님께 깊은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리면서, 그 인내와 자비를 가까운 이웃들에게도 실천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