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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쉬는 삶의 여유도 값진 은총 / 연중 제16주일 나해(마르 6,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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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0 조회수10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쉬는 삶의 여유도 값진 은총 / 연중 제16주일 나해(마르 6,30-34)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이가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선교 후 제자들은 각자 수행한 것을 보고한다.

 

저마다의 기적 체험 이야기였을 게다. 병자가 낫고, 마귀 들린 이가 멀쩡해지며, 절망에 잠긴 이가 나름 꿈을 가지게 되었다나. 보고를 듣고 나신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에서 좀 쉬잔다. 이에 제자들은 아마도 의아했을 게다. 바쁘더라도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 기적의 능력을 또 드러내고 싶은데도 말이다. 어쩌면 그들은 피곤하지 않았으리라. 그만큼 그들은 신이 났을 게다. 많은 이들이 몰려드는 판이니까. 사실 휴식은 낭비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쉰다면,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다. 남들은 다들 일하는데 어디 쉬어서야! 쉽게 이런 생각에 젖기에.

 

그러니 바쁠 수밖에.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사는 인간 사회는 때로는 생산 능률의 효용성을 최고의 가치로 둔다. 모든 걸 돈으로 환산하다 보면, 복음의 가치도 물질적 척도로 평가되곤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인간 속성을 잘 아셨다. 복음이 세상 속에서 내는 효과를 직접 느끼고 싶어 한다는 점 말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전한 복음은 보상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그들은 가난한 이가 부를 얻고, 병든 이가 치유되고, 불의한 재판의 결과가 공정하게 바뀌기를 기대한 그대로 드러남에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그 보고 속에 그들만의 흥이 잔뜩 묻어있다. 이것이 자만을 불러올 수도. 그래서 스스로 돌아보면 되새기라는 취지에서 쉬어라 하셨으리라.

 

가끔 일들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면, 보람과 함께 만족한다. 그렇지만 이런 우리 인생은 왜 이렇게 가엾고 측은하게 보일까? 경제적인 이유는 물론, 모든 것을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수도. 그래서 감당하기 너무 벅찬 시련을 겪을 때, 예수님을 찾자. 올바르고 착하게 살려 하다 지치고 정의롭고 좋은 일 하다 실망했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그분 찾아 나서자. 일만 하다 보면 책임감 때문에 쉴 시간 가지지 못하는 때가 너무 많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영혼마저 잊고는 일상마저 소홀해지기도. 과중한 업무는 불평불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적인 공허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바로 이때가 주님 안에서 휴식을 취할 시간일 게다. 쉬는 것과 노는 건 다르다. 주일에 성당에서 차분히 미사보고 조용히 기도하는 것, 때때로 피정 가 일상의 일 접고 주님 안에 머무는 것이 쉼이다. 이렇게 영적인 힘을 얻어야만 일상도 기쁠 수밖에. 이렇게 세속적 기대감이 커질수록 복음이 지닌 내면의 가치는 사라질 수도.

 

예수님께서 유언으로 맡기신 복음 선포는 능률과 효용성의 문제가 아니라 내적 평화와 자유의 길이기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 안에 을 통해 그것을 깨닫도록 때때로 이르신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이렇게 그 바쁜 와중에도 예수님께서는 한적한 곳으로 좀 가잔다. 바쁜 일상에서 돌아온 제자들에게 자신들의 영혼을 찾고자 휴식을 주고자 하셨다. 평상의 여유를 되찾으라는 거다. 이런 여유는 은총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 설정도 못 한 채 바쁘게만 산다면, 우리자신도 좀 돌아보자. 그분께서 주시니까, 진정한 쉼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선교,복음,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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