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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혼자 기도할 때 언제쯤 끝마치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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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2 조회수12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혼자 기도할 때 언제쯤 끝마치는 게 좋을까?>

 

 

 

복음: 요한 20,1-2.11-18

 

 

 


LORENZETTI, Pietro 작, (1325)  

   

 

    오늘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입니다. 막달레나는 일곱 마귀가 들었지만, 예수님에 의해 깨끗해진 여인입니다. 그다음에 얼마나 발전했던지 예수님은 그녀에게 당신 부활의 모습을 처음 드러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당신을 바로 드러내시지는 않고 순차적으로 드러내심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처음 무덤에서 천사들을 목격하고 그다음에는 무덤 밖에서 동산지기로 보이는 예수님을 만나며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마리아의 이름을 불러 그녀를 기쁘게 하십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기도할 때 거치게 되는 과정과 일치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어떤 과정을 거치며 나아가야 하는지 길을 제시합니다. 

 

 

    기도는 누가 할까요? 기도할 필요성을 느끼는 이가 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기도할 필요성을 느끼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기도할 수 있었겠으나 그리스도의 무덤 곁에 머물지는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아니면 세상에서 살 자신이 없었습니다. 세상도 어차피 무덤이기 때문입니다. 그녀에겐 힘이 필요했고 그 힘을 줄 분이 아직은 부활을 믿지 못하여도 여전히 자신에게 자유를 선사한 그리스도입니다. 기도의 시작은 이렇게 필요에 의한 ‘머무름’입니다. 

 

 

    머무르다 보면 무언가 신비로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천사들은 “여인아, 왜 우느냐?”라고 묻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면 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여전히 부활을 믿지 못합니다. 그러니 묵상기도를 통해 천사를 만나는 것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합니다. 물론 묵상의 과정은 신기하고 기쁘고 삶을 변화시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멈춘다면 기도를 하다 만 것과 같습니다. 

 

 

    그래도 더 머무르면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러나 그분이 동산지기처럼 여겨집니다. 마리아는 두려움을 무릅씁니다. 예수님만 만날 수 있다면 더는 필요한 게 없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라고 물으십니다. 마리아는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동산지기가 정말 예수님을 훔쳐 갔다면 마리아는 매를 맞거나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죽음을 무릅씁니다. 

 

 

    그런 그녀에게 예수님은 “마리아야!”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아시니 그제야 마리아도 예수님을 알게 됩니다. 마리아는 스승님을 “라뿌니!”라고 부릅니다. 스승을 만났음은 이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줄 분을 만났음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는 너무 기뻐서 예수님과 머물고 싶습니다. 타볼산에서 베드로도, 변모하신 예수님과 모세, 그리고 엘리야와 그곳에서 천막을 짓고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기도가 깊어지면 더 큰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이 기쁨 속에 잠겨있다가는 평생 세상으로 내려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사명’을 부여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의 마지막입니다. 예수님을 떠나 세상으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기도에서 받은 사명만이 그리스도를 만났다는 향기를 풍깁니다. 

 

 

    기도는 ‘머무름 – 들음(깨달음) - 기쁨과 평화(만남) - 파견(사명)’의 과정을 거칩니다. 군인이 군대에 들어와 훈련하다 보면 이전의 자기가 무엇을 했고 무슨 의도로 들어왔건 결국엔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전우애만 남게 됩니다. 영화 ‘지 아이 제인’이 그러합니다. 여자도 네이비실의 훈련을 견뎌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남자들과 함께 훈련받던 그녀는 이제 그 의도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과 같은 한 명의 네이비실이 되어 나라와 동료를 위해 싸우게 됩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를 잘했다면 마지막엔 나의 처지에서 어떻게 이웃을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사명만 남습니다. 이 사명이 명확히 느껴지면 그때 기도를 멈추면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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