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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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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2 조회수81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요한 20,1-2.11-18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오늘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과 신앙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성경 내용 중에 그녀에 관해 기록된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고향이 ‘막달라’ 지방이라는 것, 이름은 당시 흔하게 불리던 ‘마리아’였다는 것, 한 때 일곱 마귀에 시달리며 죽을 고생을 했으나 감사하게도 예수님을 만나 마귀를 쫓아내고 새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것, 예수님께서 주신 생명이니 그분을 위해 살겠다는 마음으로 자기 전 재산을 털어 예수님 일행의 시중을 들며 복음 선포 활동을 도왔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분 십자가 아래에 서서 끝까지 그분과 함께 있었다는 것 정도이지요.

한편 오늘 전례의 감사송은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주님의 무덤을 찾았다가 부활하신 그분을 최초로 목격하게 된 마리아 막달레나의 체험과 소명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살아 계신 주님을 사랑하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주님을 뵈었으며 무덤에 묻히신 주님을 찾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경배하였나이다. 주님께서는 동산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어 사도들 앞에서 사도 직무의 영예를 주시고 새로운 삶의 기쁜 소식을 세상 끝까지 전하게 하셨나이다.” 즉, 부활하신 주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다른 제자들보다 편애하셔서 그녀 앞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신 게 아니라, 그녀가 주님을 가장 많이 사랑했기에, 그녀가 가장 먼저 주님을 찾았기에 그분의 부활을 가장 먼저 목격하는 큰 기쁨이자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이고, 우리도 마리아 막달레나의 그런 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주님을 만나기 전 마리아 막달레나는 짙은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극심한 고통 중에 있었습니다. 그런 점은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하고 약한 우리 역시 유혹에 자주 걸려 넘어져 죄의 어둠 속에 빠지기도 하고, 고통과 시련에 시달리다 지쳐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느냐’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우리와 그녀의 차이라면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런 와중에도 주님을 보고 싶다는 갈망을, 어떻게든지 그분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열망을, 주님께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덕분에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깊은 절망 속에서도 주님을 찾아 나설 수 있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이 두려움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런 마리아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셨고, 사랑이 가득 담긴 음성으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셨으며, 그녀에게 당신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할 중요하고 영광스러운 소명을 맡기신 것이지요.

거꾸로 뒤집어 놓은 그릇에는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습니다. 그릇은 입구가 위를 향하도록 제대로 놓아야 그 안에 소중하고 귀한 것들을 담을 수 있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과 절망에 빠져 땅만 쳐다보며 한숨만 쉬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주님께서 함께 해 주시고 힘을 주시기를 희망해야 그분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복을 내 안에 가득히 받아 힘을 낼 수 있는 겁니다. 능력의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우리가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주님께 대한 갈망과 믿음으로 그분을 향해 손을 내밀어 마주칠 때, 우리 삶에 기적의 박수소리가 들려올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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