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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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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3 조회수59 추천수3 반대(1) 신고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마태 12,46-50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걸”이라는 글자로 말을 마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잠 좀 줄이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 “화내지 말고 한 번 더 참을걸”, “교통 신호를 잘 지킬걸”, “평소에 건강을 신경 쓰고 잘 챙길 걸”. 이처럼 “걸”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사람들은 늘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한 후회 속에서,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게 됩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모든 일에,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삶 속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텐데, 그러질 않으니 항상 남의 행복을 부러워하며 ‘뒷북’만 치게 되는 겁니다. 반면에 “~다”라는 글자로 말을 마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덕분입니다”, “괜찮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해야 할 말, 해야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즉시 실행하는 이들입니다. 세상 일이라는 게,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게 늘 내 뜻과 기대대로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기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하기에 언제나 최선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이지요. 그리스도 신앙인의 삶은 이래야 합니다. “걸”을 입에 달고 살면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당당하게 “다”를 외치면서 그분 뜻을 따르면 하느님께서 부족한 우리를 당신 나라에 받아 주실 겁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가족들이 “그분과 이야기 하려고” “밖에” 서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그분과 맺은 사랑의 관계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들은 그 관계 “밖에” 뻘쭘하게 서 있는 것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온 목적 또한 그분 곁에 있는 이들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그분과 함께 있는 반면, 예수님의 가족들은 예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그분을 찾아온 것이지요. 마음이 그런 상황이니 그들이 아무리 예수님과 혈연으로 맺어진 특별한 사이라고 해도 구원받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안타깝게 여기신 예수님은 일차로는 당신 가족들에게,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그런 점을 깨우쳐 주시기 위해 누가 당신의 ‘진짜 가족’인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당신과 뗄 수 없는 참된 유대를 맺어 당신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자 하십니다.

 

그 핵심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과 신앙의 유대, 구원의 유대를 맺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단한 능력이 없어도,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마음 속에 굳은 믿음을 지니고 믿는 바를 실천에 옮기면 누구나 하느님께 사랑받는 그분 자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한다고 해서 그분 뜻을 우리가 이루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이 이루십니다. 다만 우리를 통해서, 우리와 함께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당신 능력이 부족해서 우리 도움을 받으시는 게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가 그저 수동적으로 구원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당신의 도우심과 은총에 힘 입어 함께 구원이라는 드라마를 완성해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시기에 우리에게 손을 내미시는 겁니다. 그러니 말만 앞세우고 실천은 하지 않는 ‘무늬만 신앙인’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걸”하고 후회만 하지 말고 “~다”라며 당당하고 뿌듯하게 선포하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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