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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수고와 땀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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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3 조회수92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상기후로 걱정이 많습니다. 적당한 햇빛과 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장맛비라고 하기엔 너무 길어서, 우기라고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랍니다. 음성 감곡의 특산품은 복숭아인데 당도가 높고 맛이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과수원에 가보면, 어느 나무 밑에는 풀이 베어져 있고, 어느 밭에는 제초제로 풀을 죽였습니다. 여기서부터 튼실한 열매, 제맛을 낼 수 있는 복숭아가 구별됩니다. 수고와 땀을 쏟은 정성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길 기도합니다. 농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은 게으름입니다. 게으름으로는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도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됩니다. 기도와 성경 읽기, 미사참례, 성체조배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씨앗이 튼실해야 하고 땅도 좋아야 합니다. 그리고 알맞은 기후가 필수입니다. 그러나 기후는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힘을 다하고 그다음은 하느님의 몫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제때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씨앗의 비유입니다. 씨를 뿌렸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졌고, 어떤 씨앗은 돌밭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땅이 중요합니다. 좋은 땅에서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좋은 씨앗이 아니라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좋은 씨앗과 좋은 땅은 함께 어울려야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알맞은 기후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니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필요합니다. 김매기를 하는 인간의 협력입니다.

 

좋은 땅이 아니라면 땅을 일구고 거름을 주어 좋은 땅으로 만들 수 있는 수고와 땀이 필요합니다. 또한 좋은 씨앗을 구하려면 그만한 경륜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후를 맞추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환경을 얼마나 소중하게 관리하고 지켜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일에 있어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씨앗인 말씀이 있어도 무관심하면 열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좋은 밭인 마음이 있어도 전해주는 말씀이 없으면 또한 열매는 맺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말씀을 주시고 마음을 열어주시면 서른 배, 예순 배, 백배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부드럽고 우리의 마음은 단단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자주 듣게 되면 마음이 열려 하느님을 경외하게 될 것입니다”(교부푀멘). 그리고 말씀은 귀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새겨들어야만 참된 이익을 거둘 것입니다. 더더구나 말씀대로 실천하게 되면 그 말씀의 능력을 만나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다 보면 이러저러한 일에 접하게 되고 서운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에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좋은 땅에 떨어져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 반드시 있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뿌리는 일은 적잖은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결실은 내 생각대로 쉽게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열매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고와 땀으로 최선을 다하고 주님의 뜻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주변의 풀은 우리가 뽑아야 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씨앗의 법칙

1. 먼저 뿌리고 나중에 거둔다.

2. 뿌리기 전에 밭을 갈아야 한다.

3. 시간이 지나야 거둘 수 있다.

4. 뿌린 씨 전부가 열매가 될 수는 없다.

5. 뿌린 것보다는 더 많이 거둔다.

6.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7. 종자는 남겨두어야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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