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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야고보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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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4 조회수236 추천수5 반대(0)

저는 걷는 걸 좋아합니다. 어린이 날 선물을 받겠다고, 한강 다리를 건너서 남산까지 걸어간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2시간가량 되는 거리를 걸어 다녔습니다. 사제가 되어서도 매일 걷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이란 무엇일까?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원하는 목적지를 안내하는 이정표입니다. 내비게이션은 원하는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합니다.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알려줍니다. 방향이 틀렸으면 새로운 길을 알려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길은 목적지를 안내하는 도구입니다. 다른 하나는 길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습니다. 이제 길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자체가 목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길을 걸으면서 자신의 지나온 날을 생각합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 길을 걸으면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오늘은 야고보 사도의 축일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요한 사도의 형입니다. 어부였던 야고보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동생 요한과 함께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는 베드로 사도, 요한 사도와 더불어 예수님께 사랑을 많이 받은 제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공경을 받고 있습니다. 산티아고에는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였던 야고보 사도의 유해가 있는데 그 위에 대성당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 발음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까지 가서 선교를 하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왔으나 헤롯 아그리파 왕에 의해 44년에 순교했습니다. 제자들은 그의 유해를 수습해 스페인으로 향했지만 풍랑 때문에 배가 난파돼 유해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814년 펠라지우스 수도자가 갈라시아 지방의 벌판에서 한밤중에 별빛이 강렬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 가서 야고보 성인의 유해를 발굴했는데 그 장소를 콤포스텔라(Compostela)라고 불렀습니다. ‘별이 비추는 들판이란 뜻 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야고보 사도의 발자취를 따라서 순례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800킬로가 넘은 길을 걷기도 합니다. 짧게는 100킬로의 길을 걷기도 합니다. 왜 사람들은 그 먼 곳까지 가서 순례의 길을 걸을까요? 불편한 잠자리를 기꺼이 감수하고, 벌레에게 물리면서까지 순례의 길을 걸을까요? 도시에서는 채울 수 없는 위로와 안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빠른 속도와 편리함으로는 채울 수 없는 기쁨과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과 자본으로는 채울 수 없는 영적인 충만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야고보 사도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식의 성공과 출세를 바라는 어머니에게 이야기 하십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세상의 기준으로 성공하고, 출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높은 권력과 재물을 얻는 것도 아닙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남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제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으면서도 늘 예수님 때문에 죽음에 넘겨집니다. 우리의 죽을 육신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서는 죽음이 약동하고 여러분에게서는 생명이 약동합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삶입니다.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기꺼운 마음으로 희생하며, 헌신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수 있지만, 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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