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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7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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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7 조회수159 추천수2 반대(0)

믿음과 미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믿음은 성당이나, 사찰에 다니는 것이고, 미신은 점을 치거나, 굿을 하는 것일까요? 믿음은 하느님 때문에 내가 변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때문에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미신입니다. 하느님 때문에 모욕을 받아들이고, 하느님 때문에 원수를 사랑하고, 하느님 때문에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믿음입니다. 내가 하느님 때문에 변했기 때문입니다. 미신은 나의 욕심 때문에 하느님을 변화 시키려고 합니다. 마치 하느님을 자판기처럼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판기에 돈을 넣고, 원하는 메뉴를 선택합니다. 커피, 콜라, 물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자판기가 돈을 먹고, 아무것도 내어 놓지 않으면 우리는 짜증을 냅니다. 자판기를 흔들기도 하고, 자판기를 발로 차기도 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했는데, 하느님을 위해서 봉사했는데 힘든 일이 생기면, 뜻하지 않는 불행이 다가오면 우리는 하느님을 원망합니다. 하느님께서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끄는 것은 물질의 축복이 아닙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끄는 것은 무병장수가 아닙니다. 하느님 때문에 내가 변하고, 하느님 때문에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갈 때,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믿음으로 표징이 생깁니다. 우리는 무엇을 믿는 걸까요?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을 믿는 걸까요? 그분이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것, 그분이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신 것, 그분이 중풍병자를 걷게 하신 것, 그분이 풍랑을 잠재우고, 물위를 걸으신 것을 믿는 걸까요? 그것은 믿음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믿음의 대상이 보여주신 표징입니다. 정말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마태오 복음 1616절의 말씀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면, 천국의 열쇠를 받았던 베드로도 믿음이 아닌 미신에 빠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참된 믿음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빵을 많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난한 이를 우선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믿음은 아닙니다. 사회복지와 믿음은 그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가난한 이를 돕는 것은 믿음의 열매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닙니다. 사회복지는 공동선의 실현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 믿음의 핵심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가 고백한 사도신경입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서 우리 믿음의 대상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표징은 없습니다. 오늘 사도신경을 같이 외워 보겠습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 부활하시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계심을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사함과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 아멘나의 믿음이 무엇 때문에라는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나의 믿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느님께 의탁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믿음입니다.

 

기적이 먼저가 아닙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먼저입니다. 표징이 먼저가 아닙니다. 가난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가 모두 주님 안에 하나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하느님께서는 넘치도록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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