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학자 기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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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8-01 | 조회수8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학자 기념] 마태 13,47-53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비유를 끝으로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 말씀을 마무리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 주제는 ‘이미’ 와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하늘나라, 즉 누구에게나 하늘나라에 들어갈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가능성을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모습’에 빗대어 설명하십니다.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당시 티베리아스 호수에서 쓰던 그물은 길이가 4~500미터, 너비가 2~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입니다. 그물이 큰 만큼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엄청난 양으로 잡히게 되지요. 낚시나 작살처럼 원하는 것만 골라서 잡는게 아니라 한꺼번에 쓸어담다보니 그물 안에는 맛이 좋아 값어치가 나가는 ‘좋은 것’과 맛이 없어 값어치가 떨어지는 ‘나쁜 것’이 마구잡이식으로 섞여 있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모습과 비슷합니다. 주님께서 구원의 그물을 펼치시고 많은 이들을 당신 곁으로 부르심으로써 하늘나라에 들어갈 기회를 열어주셨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는 아직 회개하지 못하고 하느님 뜻을 거스르며 사는 ‘죄인들’이 섞여 있는 겁니다. 또한 ‘나’라는 한 사람 안에도 하느님 뜻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의인의 모습과 부족함과 약함 때문에 죄에 걸려 넘어지는 죄인의 모습이 섞여 있지요. 어찌보면 ‘혼돈’과 같은 이 상태를 그냥 내버려 두시는 건 그런 우리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회개하여 구원받도록 기회를 열어주시기 위함입니다. 또한 세상 종말의 순간까지 구원받기에 합당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를 바라시는 마음 또한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혼돈의 상태가 언제까지고 계속 되는 건 아닙니다. 그물이 가득차는 때, 즉 하느님께서 정하신 세상 종말의 때가 되면 하느님의 일꾼인 천사들이 우리를 세상이라는 호수 밖으로 건져내어 하느님 앞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그물에 걸린 우리들 가운데에서 당신 뜻을 충실히 따르며 살아온 좋은 고기, 즉 ‘의인’들과 당신 뜻을 거슬러 제 멋대로 살아온 나쁜 고기, 즉 ‘악인’들을 가려내어 의인들은 ‘하느님 나라’라는 행복의 그릇에 담고 악인들은 밖으로 던져버려 세상과 함께 멸망하도록 내버려두실 겁니다. 이런 심판이 완결되어 의인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그분과 함께 참된 행복을 누리며 영원히 살게 되는 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진정으로 ‘완성’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하늘나라의 비유를 마무리하시면서 예수님은 마지막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율법학자는 옛 계약, 즉 율법 규정에 정통한 이들입니다. 그런 이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받아들여 ‘하늘나라의 제자’가 되었다는 건, 옛 계약만 따르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는 뜻이며 옛 계약과 새 계약 모두를 관통하며 지탱하는 원리이자 힘인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굳게 믿으며 그분 뜻을 따르는데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심판에 대한 두려움에 주눅들지 않고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이’, 부족했던 과거를 교훈으로 삼고 앞으로 다가올 복된 날을 희망하며 현재의 삶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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