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신부님_더불어(Together), 탈출(Exodus)의 여정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최원석_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 |||
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8-04 | 조회수8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참 아름다운 삶"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4.4)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지어야 할 새로운 ‘집’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아마 앞으로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평생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바로 매일 강론쓰기가 그러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의 삶이 아름답습니다. 최소한 대칭구조를 이루는 두 사람입니다. 더불어 하는 이, 역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더불어, 끊임없이 탈출의 여정에 올라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이들이 아름답습니다.
몇가지 아름다운 사례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8월4일 주일이라 기념하지 않지만 원래는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5.8.-1859.8.4.) 기념일입니다. 전세계 본당 사제의 수호성인으로 그의 전설적인 말년을 소개합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는 감동입니다.
“1855년경, 아르스를 방문한 순례자들의 숫자는 한 해 동안만 해도 2만명에 달했다. 이를 하루 단위로 나누어 계산하면 매일 평균 60명이 방문한 것이다. 비안네 신부는 죽을 때까지 10년 동안 자신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에게 하루 최소한 16-18시간까지 고해성사를 줬고 교리를 가르쳤고 기도했다. 비안네는 하루 평균 두세 시간의 수면밖에 취하지 못했다. 1859년 8월4일 새벽 2시, 요한 마리 비안네는 아르스에서 41년5개월 동안의 사목활동을 마치고 향년 73세에 선종하였다. 그가 선종한 날 아르스의 모든 사람이 슬피 울었다.”
비안네 사제의 감동적인 하느님 사랑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한순간이라도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사느니 보다 하느님을 사랑하다 죽기를 바란다. 순간순간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수 없어도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제혀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어도 심장이 고동칠 때 마다 제 마음이 주님을 사랑한다 말하기를 바라나이다.” 비안네 사제의 삶의 원동력은 바로 하느님 사랑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심신이 아파 아침미사에 거의 못나오던 수도형제가 칸톨 부재로 어려움을 겪자 초인적 믿음으로 연이어 칸톨을 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고맙고 자랑스러워 부재중인 원장과 기쁨을 나눈 대화를 소개합니다. -“피델리스 수사의 책임감과 활약이 놀랍고 감사하네요! 아침미사부터 끝기도까지 칸톨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고, 저녁기도 후렴도 성공적으로 불렀고 방금 성가지도 역시 잘 끝냈습니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힘들어도 칸톨하기 위해 참는다고 합니다. 자랑스럽고 고마워 기쁜소식 알립니다.” “놀랍습니다. 신앙에서 나오는 저력같습니다.”-
요즘 프록스꽃이 한창입니다. “청춘의 기쁨, 열정”이란 꽃말도 멋집니다. 이 꽃을 받은 분이 보낸내 메시지입니다. “아멘! 꽃말이 주는 설레임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 하느님 주시는 청춘의 기쁨, 열정으로 사는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바로 우리가 따르는 예수님이 그러했고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그러합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신선한 기쁨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사는 분들이 진정 주님을 닮은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우면 원망없는 세상이 된다.”<다산>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춘풍;春風)처럼 부드럽고 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추상;秋霜)처럼 엄격하게 하라.”<채근담>
엊저녁과 아침성무일도 후렴의 뒷맛이 지금까지 향기처럼 남아있습니다. 오늘 하루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로 노래하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의 요약과도 같은 이런 기도내용을 믿고 실천하는 이들이 영적으로 참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힘쓰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위한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우리 삶의 여정은 ‘더불어, 탈출의 여정’입니다. 평생 이 탈출의 여정에 항구하는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이의 전형적 모범이 제1독서 주인공 모세요, 제2독서 주인공 바오로요, 복음의 주인공 예수님이고 그 뒤를 따를 우리들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그 구체적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늘 새로운 시작”의 삶을 사는 이들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제1독서 탈출기에서 모세의 인도하에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참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이들과 반대로 사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온 공동체가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하니 하느님 들으라 하는 불평들입니다.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그런데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
그대로 욕망에 노예된 우리의 보편적 모습니다. 영육의 노예살이에서 벗어나 영적 삶을 살기는 이처럼 힘듭니다. 자비로운 주님은 이들에게 저녁 어스름에는 메추라기 고기를 내려 주고, 아침에는 만나 양식을 배불리 먹여주시니 우리가 부끄러워집니다. 이스라엘 자손과 모세가 주고 받는 말이 마치 우리가 이스라엘 자손이라도 된 듯 부끄러워 더욱 분발하게 합니다.
“이게 무엇이냐?”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
저절로 이들과는 반대로 살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되니, 이들은 우리의 반면교사가 됩니다. 불평불만 대신 찬미감사로 응답하며,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중에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과거 지향적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으로 주님과 함께 힘차게 희망차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더불어 탈출의 여정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예표와 같은 모세가 그러했고 예수님이 그렇게 아름답게 살았습니다.
둘째, ‘생명의 빵’ 예수님을 찾고 믿는 사람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생명의 빵이신 주님입니다. 바로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모시고자 이 거룩한 생명의 잔치이자 주님의 희생 제사인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생명의 빵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일은 이런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온힘과 온마음으로 믿는 것입니다. 이보다 중요한 하느님의 일은 없습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I AM the bread of life).” 모세를 통해 계시된 하느님 이름이 ‘나다(I AM)’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고백에는 예수님의 신성이 빛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I AM the Light of the World) “나는 문이다”(I AM the Gate) “나는 착한목자이다”(I AM the Good Shepherd)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I AM the Resurrection and the Life) “나는 길이다”(I AM the Way) “나는 포도나무다”(I AM the Vine)
하느님은 아름다움 자체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고스란히 닮은 예수님 역시 참으로 아름다운 분입니다. 우리의 근원적 배고픔과 목마름을 일거에 해결해 주는, 우리를 언제나 구원에로 초대하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과 하나되어 사는 것이 아름다운 삶의 첩경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을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이래서 주님을 찾는 성소입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 이런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찾지 않고 엉뚱한 세상적인 것에서 찾기에 여전히 배고프고 목마른 영혼들입니다. 세상에 주님 아닌 그 누구가, 그 무엇이 이런 근원적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을런지요!
셋째, 새인간을 추구하는 삶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우리의 평생목표요 과제가 새인간입니다.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사랑하여 날로 닮아갈 때 새인간으로 변모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 모범이요 새인간의 정체를 밝혀주며 우리를 고무 격려합니다. 주님을 그대로 닮은 새인간의 모범인 바오로의 육성을 듣는 듯, 단숨에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분명하게 말합니다. 더 이상 헛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 마십시오. 예수님 안에 있는 진리대로, 가르침을 받은대로 살아가십시오. 곧 지난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가는 옛인간을 벗어 버리고,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인간을 입으십시오.”
죽는 날까지 계속될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평생과제입니다. 이 기쁨, 이 맛, 이 재미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말씀을 통한, 기도를 통한, 교회를 통한, 미사를 통한 주님의 무상 은총이 우리를 부단히 정화하고 성화하여 날로 주님을 닮은 새 인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더불어의 탈출의 여정에 항구하게 하시고 날로 당신을 닮은 새인간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주님은 하늘에서 마련하신 빵을 저희에게 주셨나이다. 그 빵은 누구에게나 맛이 있어 한없는 기쁨을 주었나이다.”(지혜16,20).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