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오늘 주님의 말씀에서 ‘목숨’의 의미를 오늘은 새겨보려고 합니다.
주님께서 ‘자기 목숨’과 ‘목숨’을 구분하여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구분이 없을 겁니다.
자기 목숨을 잃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주님께서도 말씀하셨지요.
사실 건강을 잃으면 돈도 소용없고 명예도 소용없는데
목숨을 잃으면 내게는 세상도 하느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치 순위는 목숨이 그리고 건강이
돈보다도 온 세상보다도 가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목숨을 또 나누십니다.
자기 목숨을 따로 떼어 말씀하심으로써 말입니다.
사실 나만 목숨이 있는 것이 아니지요.
내 목숨 말고도 수많은 목숨이 있지요.
내 목숨은 수많은 목숨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고,
내 목숨을 포함하여 수많은 목숨은
하느님의 숨에서 나와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 우리 믿음입니다.
창세기 2장은 목숨의 시작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때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the LORD God formed man out of the clay of the ground and
blew into his nostrils the breath of life, and so man became a living being.”
라틴말의 ‘Vita’, 영어의 ‘Life’가 한자어로는 생명(生命)이고 우리말은 목숨이지요.
그런데 우리말 목숨이 아주 영성적입니다.
목과 숨이 붙은 것이 목숨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목에 들락날락하는 숨이 바로 목숨이라는 말이고,
우리의 목에서 숨이 붙어 있지 않고 끊어지면 그것이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는다는 것을 숨이 끊어졌다거나 목숨이 끝났다고 하지요.
그런데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는 숨이 자기 숨이거나 공기 흡입일 뿐이지만
우리 신앙인에게는 그 숨이 실은 하느님의 숨의 흡입이고,
그리고 그렇게 믿는 사람이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이 자기 숨이나 공기를 들이키는 숨만 쉬다가 죽으면
아무리 자기 목숨을 얻으려 해도 그 목숨은 결국 이 세상에서 끝나게 되어
잃게 되지만 하느님의 숨 곧 사랑과 성령의 숨을 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은 잃게 되어도 그 숨만은 영원히 계속 쉬게 되어 죽지 않겠지요.
그래서 오늘 저는 ‘사랑의 숨’을 처음으로 얘기합니다.
하느님의 숨이고 성령의 숨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일상적으로는 사랑을 들이키고 사랑을 내뿜는 것입니다.
하느님/성령을 들이키고 하느님/성령을 내뿜는 것이며,
이렇게 살면 숨 쉬는 것이 그대로 기도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의 숨을 쉼으로써 이 세상에서 생명력과 생기를 지니고 살다가
하느님 사랑 때문이든 이웃 사랑 때문이든 아무튼 사랑 때문에
죽어야 할 때가 와 자기 목숨을 바치면 자기 목숨은 잃어도 영원한 생명을
저세상에서 누릴 것이라고 믿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자기 목숨이 온 세상보다 가치 있습니다.
저세상에서는 목숨이 자기 목숨보다 가치 있습니다.
이것이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의 뜻이라고 묵상하고 여러분과 나누는 오늘 저입니다.
어쨌거나 우리 모두 사랑의 숨을 쉬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