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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9주일 나해] 요한 6,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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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1 조회수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19주일 나해] 요한 6,41-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으로 ‘밥’을 먹습니다. 밥의 주재료는 ‘쌀’이지요. 그런데 ‘쌀’을 나타내는 한자어 ‘쌀 미(米)’자는 보통 벼 이삭에 쌀 알갱이들이 촘촘이 달려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한자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글자 안에는 비밀이 한 가지 숨어 있습니다. ‘쌀 미(米)’자는 거꾸로 서 있는 ‘여덟 팔(八)’자와 제대로 서 있는 ‘여덟 팔(八)’자를 ‘열 십(十)’자가 연결하고 있는 형상입니다. 이를 풀어서 쓰면 ‘팔십 팔’이라는 숫자를 가리키는데, 이는 농부가 벼 씨앗을 뿌릴 때부터 추수할 때까지 여든 여덟번이나 수고를 해야 할 만큼 쌀을 키우는 일이 힘들고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추수가 끝나고 나서도 쌀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먹기 편하고 맛이 좋아지도록 도정을 해야 하고, 도정이 끝나면 깔끔하게 포장하여 판매처까지 운송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해서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쌀을 어머니가 구매하셔서 정성 가득한 밥을 지어주시면 비로소 쌀이 한 끼의 밥이 되어 우리 식탁 위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밥 한끼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배어있음을 깨닫는다면 쌀 한톨도 그냥 흘려버릴 수 없습니다. 더구나 반찬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밥 투정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밥 한끼를 위해 고생하신 한 분 한 분의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꼭꼭 씹어먹어야겠지요. 또한 맛있게 먹은 만큼 ‘밥 값’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밥 값’을 하고 산다는 것은 최소한 ‘니가 먹은 밥이 아깝다.’는 말은 듣지 않도록, 각자 맡은 바 소명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은 입으로만 밥을 먹지 않고 마음으로도 먹습니다. 우리가 미사 때 받아모시는 예수님의 몸이 바로 우리가 마음으로, 영혼으로 먹는 밥이지요. 입으로 먹는 밥이 우리의 몸을 살찌우고 건강하게 해준다면, 마음으로 먹는 밥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입으로 먹는 밥이 길어도 일 년 안에 내 안에 들어온다면, 마음으로 먹는 밥은 2천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 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입으로 먹는 밥이 상 위에 올라오기까지 땀과 노력이 필요했다면, 마음으로 먹는 밥이 제대 위에 올라오기까지는 자기 자신마저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희생, 고통을 묵묵히 참고 이겨내는 인내, 남들 앞에서 스스로를 한 없이 낮추는 겸손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으로 먹는 밥은 그냥 대충 먹을 수 없습니다. 우리를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시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계획에 순종하신 예수님의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며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만나를 먹고도 죽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예수님의 몸을 받아모시기에 합당한 상태가 되도록 내적, 외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내적인 준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열 가지 계명에 따라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것입니다. 외적인 준비는 영성체 하기 한 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 그리고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이중계명에 따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갈 때 우리가 받아모신 예수님의 몸이 비로소 ‘생명의 빵’이 되어 우리 몸 구석 구석에 하느님의 은총과 생명을 충만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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