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신앙 학교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하루 쉬는 날이라 만사 제쳐 놓고 ‘방콕’을 하며 밀린 잠을 실컷 잤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일이 생겼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입니다. “아이고 아파라! 아이고 쑤셔라!” 잠을 자면서 신음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오랜 만이었습니다. 오래전 주택공사 현장에서 막노동을 세 달 정도 한적이 었었는데, 일 시작하고 일주일 내내 밤마다 그렇게 앓았습니다. 온 몸이 쑤시고 아프고, 그런데 딱 일주일 지나니 적응이 되더군요. 요즘 산업 현장에서 땀흘리며 일하시는 노동자들,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힘든 때 인데, 두꺼운 작업복에 작업화, 작업모에 안그래도 더워죽을 지경인데, 철판 위는 복사열로 달구어져 계란 프라이를 해도 될 정도입니다. 다시 한번 현장 근로자들의 노고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깊이 감사드리는 요즘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찐하게 체험하는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덥다 덥다 하면 더 덥습니다. 왜 나만 이래야 해, 하고 불평불만 하며 더 힘듭니다. 이왕 일 하는 것, 짜증내지 않고 환하게 웃으면서, 여름에는 땀 흘리는 것이 정상이지,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생각으로 기쁘게 일하면, 그것이 성덕으로 나아가는 길이요, 주님께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이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 너무 인상 쓰면서 살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철부지처럼 희희낙락하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라고 당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 3-4) 인생의 고수는 사실 매사를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만사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만사를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큰 고통이나 시련이 다가온다 할지라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며, 이 고통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밋밋한 내 일상에 자극을 주시는구나, 나를 재미있게 해주시려나 보다 하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고수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 세상은 언제나 호기심 천국이요 즐길 거리로 충만한 멋진 무대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