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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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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3 조회수62 추천수4 반대(1) 신고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마태 18,1-5.10.12-14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어제 복음에서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베드로가 내야 할 성전세를 직접 마련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그가 예수님으로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고, 그래서 자기들보다 더 높아졌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자기도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만 주님께 인정과 사랑을 받아 그분께서 이 세상에 세우실 ‘하느님 나라’에서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누리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신 예수님은 어떤 마음이 드셨을까요?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당신은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하시기 위해 직접 사람이 되신 것으로도 모자라 당신 목숨까지 기꺼이 내어주려고 하실 정도로 스스로를 낮추시는데, 당신의 제자라는 이들은 어떻게든 남들 위에 올라서서 자신을 높일 생각만 하니 그 모습에 참으로 기가 막히고 마음이 착잡하셨겠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깨달음을 주시고자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누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인가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일단 그 나라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니 먼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어린이란 열 두 살이 되기 이전의 아이를 가리키는데, 예수님 당시 근동지방 사람들은 어린이를 ‘자기 힘으로는 살 수 없어 손이 많이 가고 책임감이 없으며 세상 물정을 몰라 어른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하찮은 존재, 율법을 모르는 죄인’정도로 여겼습니다. 그러니 ‘회개하여 어린이와 같이 되라’는 말씀은 약하고 부족한 어린이가 어른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그 지시에 전적으로 따르는 것처럼,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고 그분 말씀에 전적으로 순명하라는 뜻입니다. 이미 머리가 큰 어른은 자기가 잘 났다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그러지 못하지만, 자기 부족함과 약함을 잘 아는 어린이는 언제든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먹어 하느님께 되돌아가는 ‘회개’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때로 그러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부모에게 온전히 순명하지 못하고 자기 고집을 내세우는 아이는 그 고집 때문에 부모의 손을 놓치고 길을 잃어 ‘미아’가 되곤 하지요. 하지만 주님은 그렇게 본인 탓으로 길을 잃은 어린 양 한 마리도 포기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그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기꺼이 멀고도 험한 고생길을 떠나시는 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산에 남겨진 아흔 아홉 마리 양의 입장에서는 그런 예수님의 모습이 자기들을 위험 속에 무책임하게 방치하시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끝까지 찾으시겠다는 것은 우리를 그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시겠다는 뜻이고,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여기시겠다는 뜻인 겁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시니 우리도 우리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겠습니다. 세상의 하찮은 것들에 마음을 함부로 내주어 길을 잃지 말고, 하느님께만 그분 뜻에 맞는 일에만 마음을 두고 전념하여 하느님께 기쁨을 드려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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