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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0주간 목요일(마태22,1-14)/ 반영억 라파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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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22 조회수52 추천수1 반대(0) 신고

 

 

 「혼인예복은 마음의 옷」

 

어떤 임금이 자기 아들을 장가보내기 위해서 혼인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오랫동안 관심과 사랑으로 배려했던 이들을 초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이된 일입니까? 믿었던 이들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오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이기에 풍성하게 준비를 했는데 즐길 사람이 없었습니다. 미쳐 그들의 속을 보지 못한 탓이기도 합니다. 급기야 거리에 나가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초청하여 잔칫방을 채우라고 하였습니다.

 

 받은 은혜보다도 자기 잇속을 차리느라고 어떤 사람은 밭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갔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그들은 당장 내가 먹고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고 내가 아니어도 축하객이 많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날의 잔치는 매우 성대하였고 귀한 선물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초대 받은 사람은 핑계 아닌 핑계를 댐으로써 선물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전혀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 선물을 차지하였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초대 받은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선택된 사람은 적었고 이 모습은 오늘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구원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지만 결코 아무나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응답하는 사람만이 들어갑니다. 묵시록 3장20절에는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하고 기록되어있습니다.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어드리는 역할은 나의 몫입니다. 그리고 응답을 한다는 것은 그만한 준비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잔칫집에 가려면 그에 걸 맞는 예복을 입어야 하듯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그만한 삶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회개하여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가운데 예복을 준비해야 합니다.

 

 “배부르면 산해진미가 귀찮고 배고프면 보리죽이 꿀맛이다.” 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헛배가 부르면 정말 먹어야 할 것을 먹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헛배가 불러 다른 것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사참례, 성지순례, 피정이나 세미나, 교육,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기도시간을 챙겨야 합니다. 영적인 풍요로움을 찾지 않는다면 갈수록 영혼이 메말라 신앙이 죽게 됩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주님의 초대를 거절하고 심지어 죄를 범하는 경우 있습니다. 천국을 소망하면서도 안락의자에 앉기만을 원한다면 그는 결국 뽑힌 사람은 되지 못합니다. 그야말로 주님의 뜻을 행하는 예복도 없이 천상을 갈망한다면 허황된 꿈에 불과할 것입니다. 교부들은 혼인예복을 사랑, 선행, 의로움의 실천으로 해석했습니다. 혼인예복은 마음의 옷이며 마음을 어떻게 가꾸었느냐에 따라 아름다움이 더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22,14). “네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고 너의 예지에는 의지하지마라. 어떠한 길을 걷든 그분을 알아 모셔라. 그분께서 네 앞길을 곧게 해 주시리라”(잠언3,5-6). 혹 준비가 미흡하다면 지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회개와 행동하는 믿음의 예복으로 단장해야 하겠습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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