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루는 주님께서 아직 우리에 대한 자비를 저버리지 않으셨다는 표시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는 말씀 가운데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그날과 그 시간은 언젠가 다시 오실 재림 예수님의 날이겠지요.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하느님의 얼굴을 직접 마주 뵙는 은혜로운 날입니다. 동시에 우리 각자의 삶에 대해 그분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날,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심판과 단죄의 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하고 목숨 걸었던 대상들, 넉넉한 은행 잔고, 탄탄한 주식들, 멋지게 쌓아 올린 지상 장막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슬픔의 날도 될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의미에서의 그 날과 그 시간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우리 삶의 많은 날들이 베틀의 북에 남아 있는 실 사라지듯 순식간에 사라지고 우리가 주님 대전으로 나아가는 날, 결국 우리 각자의 종말, 즉 개인의 죽음도 그 날과 그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죽음을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해당되는 것이지만 내게는 절대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착각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하루 새로운 시간은 주님께서 매일 우리에게 건네시는 선물이고 축복입니다. 주님께서 아직 우리를 사랑하시고 자비를 저버리지 않으셨다는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매일 매일 펼쳐지는 하루하루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이 하루를 어떻게 하면 보다 알차게, 복음적으로, 주님과 이웃과 공동선을 위해 잘 사용할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