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보여주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 연중 제22주일 나해(마르 7,1-8.14-15.2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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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4-08-31 | 조회수5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보여주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 연중 제22주일 나해(마르 7,1-8.14-15.21-23)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것을 보았다.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은 조상들의 고유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그들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가까이 가서 물었다. “왜 선생님 제자들은 더러운 손으로 먹습니까?” 그분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사람 전통만을 지킨다.”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는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서,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러한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이렇게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 씻지 않고 음식을 먹자, 그 못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마치 범죄자로 여기며 따진다. 그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했다. 이에 예수님께서 폭탄선언을 하신다. “몸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럽지 않다. 오히려 나오는 게 더럽힌다.” 이는 악은 자기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과연 죄의 뿌리는 과연 무얼까?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손 씻지 않고 음식 먹는 제자들을 두둔하신 게 아니라, 전통을 지킨다는 미명 아래 하느님 계명을 지키지 않는 그들의 위선을 질책하신다. 실천이 따른다는 믿음의 삶을 사는 우리도 일상을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낸다. 이 주고받는 말은 빈말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방적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계명과 같은 하느님 말씀은 그렇지 않다. 더 나아가 계명은 변하지도 않고, 인간의 힘에 섣불리 꺾이지도 않는다. 거기에는 신비의 지혜와 보이지 않는 힘이란 게 분명 있다. 우리가 말씀을 변화시키는 게 아닌,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으로 우리를 만드셨고 우리를 양육까지 하신다. 따라서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본디 우리가 창조된 목적대로 사는 것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거다. 사실 손을 씻지 않는다고 불결한 것이 결코 아닐 게다. 오히려 힘이 없는 약하고 어리석은 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가난하고 억울한 이들의 요청을 마치 남의 일처럼 거부하는 것이 불결하다. 참 믿음이란 하느님 말씀을 실천에 옮기는 거며, 참다운 순결은 가난하고 불쌍한 이의 요청에 기꺼이 응답하는 것이다. 믿음은 앎에서 끝나는 게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된다. 불쌍한 이를 보살피고 가난한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때, 위선적 믿음에서 벗어나리라. 아무튼 유다인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꼭 손을 씻어야만 했다.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의당 율법을 어긴 것으로 간주했기에. 이렇게 그들은 당연히 속죄 행위를 거쳐야 경건한 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는 그들은 단지 보이고자 지키려 했든 거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꾸짖으셨다. 손만 열심히 씻으면 뭐 하느냐? 중요한 것은 마음을 씻는 일이 아니냐면서. 이렇게 손 씻는 행위 그 자체가 전부가 아닌, 매사에 자신을 엄히 되돌아보는 것이 신앙인의 참 믿음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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