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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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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02 조회수153 추천수6 반대(0)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제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로 간다. 내가 아버지께로 가면 너희에게 협조자이신 진리의 영이 함께 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말씀과 표징으로 복음을 전하시고,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께는 새로운 계획이 있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에서 육체의 옷을 입으셨던 예수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영인 협조자이신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것이 제자들에게 더욱 유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행전은 성령강림의 생생한 현장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성령과 함께 하면서 제자들은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성령과 함께 하면서 제자들은 굳셈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성령과 함께 하면서 제자들은 지혜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성령과 함께 하면서 제자들은 말씀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저도 성령의 은사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1992년입니다. 새벽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교우분이 아프다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병자성사를 준비해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자매님은 하혈을 많이 하셨고, 의사 선생님은 힘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병자성사를 드리면서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기를 청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뜨거운 기운을 느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셔서, 자매님은 사랑하는 딸의 첫 영성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32년이 지났지만, 저는 그날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1994년입니다. 패혈증으로 입원한 형제님을 만났습니다. 병자성사를 드리기 전에 저는 형제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형제님의 가슴에는 패혈증 보다 더 심각한 원망과 분노가 있었습니다. 형제님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원망과 분노도 사라졌습니다. 용서와 사랑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병자성사를 드리면서 뜨거운 기운을 느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셔서, 형제님은 사랑하는 딸들과 함께 주일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부족한 제가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것도, 허물 많은 제가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모두 성령께서 저를 이끌어 주시고, 보살펴 주셨기 때문임을 믿습니다.

 

주변을 보면 성령과 함께 지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깨끗하고, 생각이 바른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는 사람과 함께 기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봉성체를 하려고 나서는데 자매님 두 분이 제게 부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신장 투석하는 어르신이 있는데 함께 가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분이 생일이라, 간단한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봉성체 가는 어르신과 같은 분이었습니다. 마음이 통하니, 뜻도 통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르신에게 같이 갔습니다. 저는 성체를 모셔 드렸고, 자매님들은 어르신의 생일잔치를 해 드렸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 있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교우들이 따뜻한 마음을 모았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간병하는 자매님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해서 드리는 분이 있습니다. 병원비를 돕고 싶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작은 정성을 모아서 전달해 드렸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틀을 뛰어넘는 협조자이신 성령은 따듯한 사람들의 마음에 함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다면, 내가 양심의 부끄러움을 알고 뉘우치고 있다면,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고 있다면, 사람의 일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다면 성령께서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현세적 인간은 하느님의 영에게서 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주님의 마음을 알아 그분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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